▲ 애플이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에 영향을 받아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량 반등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타이베이 애플스토어에 전시된 아이폰15 시리즈 참고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애플의 시장 지배력이 완전히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샤오미 등 현지 제조사에 밀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놓치게 된 전례가 애플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26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에 애플 아이폰이 더 이상 매력적인 제품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소득 수준이 높고 도시에 거주하는 소비자를 상징하는 제품으로 장기간 인식되고 있었으나 이러한 이미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수 년 동안 아이폰은 성능이나 상징성 측면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는 스마트폰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근거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석 결과 중국에서 올해 첫 6주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4% 감소했다는 점이 예시로 꼽혔다.
같은 기간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64% 늘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가 아이폰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연매출의 약 20%를 책임지는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 수요 둔화와 미국의 대중국 규제에 따른 ‘애국소비’ 열풍 등으로 쉽지 않은 환경에 놓였다고 바라봤다.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중국에서 “애플의 전성기가 이미 막을 내렸다”는 분석을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미국 기업인 애플이 중국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것이다.
테크인사이츠는 미중 갈등이 크게 완화되지 않는다면 애플이 과거의 지위를 되찾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소비자의 선택보다 더욱 큰 배경이 악재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광고와 마케팅을 벌였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시장 조사기관 캐널리스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과거에는 애플 신제품이 나올 때 중국 소비자들이 밤새 애플스토어 앞에서 줄을 설 정도였다”며 지금은 브랜드 자체가 힘을 잃고 있다고 바라봤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당국에서 일부 정부기관 근무자에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린 뒤 애플에 대한 소비자 반감도 확산되었다고 전했다.
애플이 중국 사용자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전달한다는 소문이 이를 계기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아이폰 구매를 꺼리는 사례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된 사이 화웨이와 SMIC가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극복하고 자체 기술로 개발해 제조한 7나노 프로세서를 메이트60프로에 탑재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화웨이 스마트폰이 미중 갈등에서 중국의 승리를 상징하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에 인식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화웨이 메이트60프로가 중국 소비자들에 큰 반향을 얻었다며 비보와 오포, 샤오미 등 다른 현지 업체들도 굳건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거 삼성전자가 겪었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한때 중국에서 점유율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화웨이와 샤오미 등 현지 업체들이 급성장해 수요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1% 안팎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애플도 자국산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되찾을 묘안을 마련하지 못 한다면 결국 아이폰 판매량 하향 추세가 이어져 비슷한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소비자 수요 확보를 위한 애플의 노력은 미국의 대중국 규제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회복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