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8월21일 제주에서 열린 제24회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IMID)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차세대 ‘롤러블’ 스마트폰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데 비해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는 세 번 접히는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넘어 다음 세대 스마트폰 기술 주도권을 위한 한중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혁신을 선도해온 삼성전자가 롤러블로 기술 격차를 벌릴지 주목된다.
1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삼성전자는 스마트기기용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출원했다.
IT매체 패탠틀리애플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자 장치’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 번호는 20240281093이다.
같은 날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IMID)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롤러블, 멀티 폴더블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기기 일부를 안쪽으로 말아 넣었다가, 필요시 당겨 확장된 화면을 이용 가능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폴더블과 비교해 더 유연한 디스플레이와 터치 감도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지만, 스마트폰을 다양한 크기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기술로 꼽힌다.
▲ 삼성전자가 유럽에 출원한 롤러블 디스플레이 전자기기 관련 특허 설명 이미지. <패탠틀리애플> |
다만 일부 외신은 롤러블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만큼, 상용화 가능한 스마트폰의 등장은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해 개발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가 개발부터 출시까지 11년이 걸렸는데, 롤러블 스마트폰 상용화까지는 더 많은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도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힘을 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24 디스플레이 표준화 국제포럼’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국제표준 제안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맞서 중국의 샤오미와 화웨이는 트리플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 출시로 차세대 스마트폰 기술 주도권을 노린다.
트리플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3중 접이식 디스플레이로, 일반 폴더블 스마트폰 보다 한 번 더 접어 펼쳤을 때 더 넓은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중국 매체 화웨이센트럴은 지난 6월 화웨이가 연내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스마트폰을 펼치면 10세대 아이패드 크기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차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 역시 구체적 출시 시기를 밝히진 않았지만 “차세대 삼중 접이식 스마트폰이 5년 개발 끝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IT매체 WCCF테크는 이와 관련해 “올해 하반기 화웨이 트리플 폴더블 폰이 출시된다면 삼성보다 앞서 출시하는 것으로, 기술 혁신 기업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웨이보 소식통은 샤오미 역시 3중 접이식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샤오미의 폴더블 스마트폰 '믹스 폴드4' 이미지. <샤오미> |
소식통은 샤오미의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년 2월 모바일월드콘그레스(MWC)에서 실제 모델, 또는 최소한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트리플 폴더블 기술은 롤러블과 비교해 한 단계 낮은 기술로 평가되지만, 그 만큼 상용화 가능성은 더 높다.
기술의 핵심은 얇기로 세 번 접는 만큼 사용하기 편한 정도의 두께를 유지하는 것이다. 얇은 두께의 스마트폰이 일상 충격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다만 롤러블과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비싼 가격과 내구성, 범용성 등 문제로 단기간에 큰 규모로 성장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전체 스마트폰 가운데 1.5%에 불과하며, 2028년 4.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