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정부 일주일 '원전 수출' 분위기 반전, 기대감 커지는 한전·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일주일이 지나면서 에너지정책을 포함한 주요 국정 운영의 방향에 윤곽이 잡히고 있다.특히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업계의 기존 우려와 달리 이 대통령의 긍정적 행보가 이어지면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같은 공기업뿐 아니라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원전 수출에 핵심 역할을 하는 민관 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13일 원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주요 산업 가운데 가장 극적으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시각이 많다.에너지 정책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지금껏 원전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던 만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 원전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이 대통령이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원전도 필요하면 쓰겠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음에도 원전 업계의 우려는 좀처럼 불식되지 않았다.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인 5월 후보 토론회를 통해 "원전이 필요하나, 안 하나 이렇게 일도양단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 원전도 필요하고 재생 에너지도 필요하고 다른 에너지도 복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특히 한수원 중심의 '팀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최종 계약을 놓고 우여곡절을 겪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놓고는 체결 시점이 상당히 미뤄지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민주당이 체코 원전 계약을 통해 팀코리아의 수익성이 제대로 확보되는지 등 구체적 계약의 내용을 놓고 공세를 높여왔기 때문이다.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체코 원전 수주자료를 공개하지 못한 채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체코 원전 수주는 대박이 아닌 퍼줄 것 다 퍼주고 뺏길 것 다 뺏긴 쪽박난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하지만 그동안의 원전업계의 우려는 새 정부 출범 일주일 만에 환호로 바뀌는 분위기다.분위기 변화의 신호탄은 이 대통령의 취임 바로 다음날인 5일 우여곡절을 겪었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의 최종 체결 소식이 알려진 것이다.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체코 원전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고 계약 진행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시각으로 4일 밤 체코 최고행정법원의 결정이 나오면서 계약 체결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보고된 뒤에는 전자서명 방식으로 신속하게 계약 체결이 처리됐다.이 대통령은 지난 11일에는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통화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와 피알라 총리는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을 축하하고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고 직접 글을 올리기도 했다.이 대통령이 피알라 총리와 정상 통화를 진행한 것은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네 번째다. 정상 통화의 순서에 담긴 외교적 의미를 고려하면 이 대통령이 체코와 원전 협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의 조감도. <한국수력원자력>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베트남 르엉 끄엉 국가주석과 다섯 번째 정상 통화를 하면서도 원전을 고속철도 등과 함께 양국의 협력을 강화할 분야로 뜻을 모았다.베트남은 현재 닌투언1·2 원전 프로젝트를 통해 첫 원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전을 중심으로 하는 팀코리아를 통해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다.이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없이 바로 취임하면서 다자외교 무대 참석에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도 G7(주요 7개국) 회담에 이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참석까지 유력하게 검토하는 중으로 알려졌다.군사동맹인 나토의 성격을 고려하면 이 대통령이 참석했을 때 활동의 중심이 방산과 함께 원전 세일즈 외교가 될 것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많다.이 대통령이 연이어 원전 수출에 힘을 싣는 행보를 보이자 한전,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들을 향해 추가적 원전 수출 성과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두산에너빌리티는 13일 장중에 주가가 5만63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올해 연초만 하더라도 1만8천원 안팎이었다.한수원은 6월 들어 캐나다에 원전 중소기업의 진출을 지원하는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며 한국의 원전 시장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개척단은 9월에는 일본, 11월에는 프랑스 등에도 파견된다.세계적으로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의 원전 수출에서 후속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입찰 경쟁에 참여 중인 대표적 해외 원전 사업으로는 카자흐스탄의 원전 프로젝트가 있다'며 '한수원은 중국 CNNC, 러시아 로사톰, 프랑스 EDF와 함께 숏리스트에 포함됐다"고 말했다.이 밖에도 한전과 한수원을 주축으로 하는 팀코리아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에 원전 수출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