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카드가 2024년 실적 관련 배당을 하지 않는다. KB국민카드가 배당을 하지 않는 것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24일 “시장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도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했다. KB국민카드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027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 KB국민카드가 2024년도 배당을 미실시한다. < KB국민카드 > |
KB국민카드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실적과 관련해 '미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의 2024년도 배당성향은 0%가 된다.
KB국민카드의 배당 미실시는 2013년도 결산 이후 처음이다.
KB국민카드는 2011년 3월 KB국민은행에서 분할 신설된 뒤 3년 동안 배당하지 않다가 2014년 결산에서 처음 배당을 개시했다. 그 뒤로는 한 번도 빠짐없이 배당을 했다.
KB금융지주 주요 계열사(은행·증권·손보·카드·라이프) 가운데 2024년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계열사는 KB국민카드뿐이다.
다른 주요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1조6256억 원, KB증권 2800억 원, KB손해보험 5500억 원, KB라이프생명 2800억 원 등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금융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의 미배당 결정이 이례적이란 평가다.
기업이 배당금을 줄이는 가장 대표적 이유는 실적 부진인데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오히려 실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4027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14.7% 증가한 수치다.
KB국민카드가 2023년도 결산에서도 1853억8천만 원을 배당했던 만큼 애초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의 올해 배당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KB금융 차원에서는 KB국민카드의 배당이 필요한 상황이다.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밸류업 계획을 중심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지주는 직접 사업을 하지 않고 계열사의 배당을 주 수입원으로 한다. 사실상 계열사 배당금을 재원으로 밸류업 계획을 추진하는 만큼 계열사 배당이 많을수록 좋다.
▲ KB금융지주가 밸류업 계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카드가 미배당을 결정했다. |
KB국민카드가 올해 영업확대와 미래 투자를 위해 미배당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당하지 않은 여력을 바탕으로 신사업 분야 등 투자를 늘릴 수 있고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 관점에서 조달비용 절감을 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현대·롯데·하나·우리·BC) 가운데서는 BC카드가 KB국민카드와 마찬가지로 2024년 미배당을 결정했다.
BC카드는 배당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불확실한 경기상황에 대응하고 신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