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중국 상하이 황푸지구에 위치한 애플 매장을 찾은 소비자가 아이폰16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내놓는 ‘아이폰 16e’에 그리 저렴하지 않은 가격을 책정했다는 시각이 외신에서 나왔다.
애플이 아이폰 16e를 계기로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24일 블룸버그는 “아이폰 16e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은 애플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삼성전자와 구글, 중국 업체에 넘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 28일 출시할 아이폰 16e 시작 가격을 599달러(약 85만7천 원)로 책정했다. 기존 중저가 라인업인 SE 시리즈보다 170달러 가량 높아진 가격이다.
이에 아이폰 16e를 SE 시리즈와 같이 중저가 모델로 묶기 무리라는 시각이 나오는 가운데 애플이 시장 전략 자체를 수정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아이폰 16e는 2024년 9월 출시된 아이폰 16에서 일부 카메라와 무선충전 기능 등을 빼고 가격을 낮춘 모델이다.
그러나 상위 모델과 가격 격차도 200달러 정도밖에 나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제품이 아닐 수 있다는 평가도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예전에 아이폰 중저가 라인업 가격은 일반 모델보다 400달러 정도 저렴했다”며 “소비자는 아이폰 16과 16e 가운데 무엇을 구매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애플 아이폰 16e가 인도와 같은 세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나 구글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A시리즈와 구글 픽셀 8a 가격은 각각 200~300달러 및 399달러 선에 형성돼 있다.
애플이 중국과 같은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 경쟁에 몰두하는 대신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스마트폰 전략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애플은 중국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1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감소량은 1% 정도에 그쳤다. 고가 제품에 집중해도 판매량이 어느 정도 유지되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다만 블룸버그는 “중저가 제품 부재로 애플뮤직이나 애플케어 등 생태계에 신규 유입이 줄 수 있다”며 “애플의 이번 결정은 장기적 시각에서 봤을 때 신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