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온 삼화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분야 투자를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박 사장은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 자체 생산기반을 키워 데이터센터 서버, 5G이동통신장비,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등 성장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6일 삼화전기에 따르면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 생산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포함한 신규투자금액을 2025년까지 연평균 40%가량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신규투자가 한해 20억 원을 밑돌다가 2025년 185억 원까지 늘어난다.
삼화전기는 삼화콘덴서그룹에 속한 전해콘덴서 생산업체다.
전해콘덴서는 전류를 차단 혹은 통과시키거나 전기를 저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전자기기 필수부품이다. 일반 콘덴서보다 전기 유도물질 두께가 얇아서 전기에너지를 높은 밀도로 저장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가전제품에 주로 쓰였다.
삼화전기는 기존 가전용 전해콘덴서의 내열성, 용량, 수명 등을 개선한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 생산을 확대해 데이터센터 서버와 5G 이동통신 장비,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등 분야로 사업을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화전기는 지금까지 주요고객사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가전용 전해콘덴서를 주로 납품해왔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성능 가전시장과 전장(자동차전자장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맞춰 박종온 사장도 삼화전기의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 개발을 위해 고객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삼화전기는 앞서 6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서버에 들어가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용 전해콘덴서를 개발했다. 4월에는 5세대 이동통신장비에 적합한 하이브리드 전해콘덴서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박 사장은 이런 개발성과를 발판으로 삼화전기의 전해콘덴서 납품대상을 기존 가전용시장에서 서버뿐 아니라 5G 이동통신장비, 전장 등 고부가시장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화전기는 2020년 가전용 전해콘덴서 매출이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했다. 이를 2025년 38%까지 낮추는 대신 서버, 5G이동통신장비, 전장 등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 제품의 비중을 62%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화전기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용 SSD모듈, 5G통신장비, 전기차 등에 쓰이는 전해콘덴서 생산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며 “현재 삼성전자에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를 추가 공급하기 위해 전해콘덴서 자격시험(Qualifying Exam)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삼화전기의 애플리케이션별 매출비중 변화 계획. <삼화전기> |
삼화전기는 과거 일본계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저수익 전해콘덴서를 양산해 왔다.
그러나 낮은 임금을 무기로 한 중국과 동남아업체가 가격인하 공세를 펼쳐 삼화전기는 이익을 확대할 길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이에 삼화전기는 고수익 전해콘덴서 생산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988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러나 낮은 수익성으로 투자여력을 키우지 못해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를 좀처럼 확대하지 못했다.
박 사장은 2016년 삼화전기 대표에 오르기에 앞서 기술연구소장과 기술본부장을 거쳤다. 그런 박사장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자금력의 한계로 연 20억 원 미만의 금액만을 신제품 개발에 투자해 왔다.
삼화전기는 최근 10년 동안 영업이익 80억 원 이상을 넘긴 해가 없다. 다만 올해는 박 사장이 연구개발을 비롯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적기로 여겨진다.
삼화전기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가전사업에서 호조를 보여 삼화전기도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화전기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2376억 원, 영업이익 20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보다 매출이 19%, 영업이익은 245% 늘어나는 것이다. 높은 이익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리기 위한 투자체력도 키울 수 있게 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삼화전기의 고부가가치 전해콘덴서 생산 확대 움직임을 놓고 긍정적 시선이 나온다.
최재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화전기가 SSD용 전해콘덴서 제품을 추가 확대한다면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SSD용 전해콘덴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한 자릿수 수준에서 내년 두 자릿수 이상으로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구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