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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뱅이 온다] 인터넷은행이 바꿔놓은 일상의 풍경, 아침 출근길 금융앱부터 들어간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5-04-09 17: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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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이 발표된 지 10년, 인터넷전문은행은 국내 은행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을까. 또한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오면 어떤 변화가 더해질까. 비즈니스포스트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인터넷전문은행이 바꿔놓은 일상의 풍경, 아침 출근길 금융앱부터 들어간다
② 도입방안 발표 10년 출범 8년, 한국은 여전히 발전 초입 단계
③ 케뱅 카뱅 토뱅이 채우지 못한 갈증, 금융당국이 추가 인가를 추진하는 이유
④ 우리 하나 NH농협은행이 한 팀, 시중은행도 인터넷전문은행이 필요하다
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터줏대감 윤호영과 이승건,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한다
⑥ [인터뷰]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석 “우리보다 17년 빠른 일본이 주는 교훈, 차별화가 생명”

 
[제4인뱅이 온다] 인터넷은행이 바꿔놓은 일상의 풍경, 아침 출근길 금융앱부터 들어간다
▲ 인터넷전문은행이 사람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1. 직장인 A씨의 출근길은 케이뱅크 앱을 켜는 것으로 시작한다. ‘돈나무 키우기’에 접속해 물과 영양제를 주며 소소한 용돈을 번다. 퇴근길에는 카카오뱅크 ‘매일 걷고 현금받기’를 통해 그날 걸음수를 확인하며 미소 짓는다. 잠들기 전에는 토스 앱에 들어가 ‘행운퀴즈’를 풀고 투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며 부자 되는 꿈을 꾼다.

#2. 직장인 B씨는 한 달에 한번 이상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자신의 신용도를 확인하고 신용대출 한도와 금리를 체크한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이 정도 가격으로 이만큼의 자금을 융통할 수 있구나, 확인하며 현재 자신의 금융상황을 진단한다. 최근 들어 인터넷전문은행에 접속하는 횟수가 나날이 늘면서 회사 월급 계좌도 아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바꿨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2017년 4월 영업을 시작한 지 8년, 인터넷전문은행이 바꿔놓은 일상의 풍경이다.

인파로 가득 찬 출퇴근 지하철, 앞사람 등에 힘겹게 기댄 채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소소한 용돈을 버는 각종 서비스들을 시행하는 직장인들을 보는 것도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제4인뱅이 온다] 인터넷은행이 바꿔놓은 일상의 풍경, 아침 출근길 금융앱부터 들어간다
▲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로고.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의 문턱을 크게 낮춰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많은 금융소비자들은 대출을 받으러 혹은 계좌를 개설하러 은행 지점을 찾지 않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이후 기존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영업에 적극 힘을 실으면서 국내 은행산업이 급속히 디지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든 걸 바꾼 건 아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분명 코로나 이후 불어온 비대면 영업 강화 흐름 속에서 시중은행의 서비스 변화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한 관계자는 “기존 시중은행이 공급자 중심이었다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많은 서비스가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었다”며 “한국의 장점인 통신인프라를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 큰 변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국내 은행산업에서 바뀐 서비스는 너무나도 많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변화에 따라 다수의 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수시입출금 통장, 저축기간을 짧게 잡은 적금 상품, 이자 매일받기, 모임통장, 간편해진 고객인증과 계좌이체 서비스 등도 모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생겨났다.

이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앞세워 인터넷전문은행은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2023년 연평균 55.5%의 자산 성장률을 보였다. 시중은행(8.0%)과 지방은행(5.9%)을 크게 뛰어 넘는다.

이에 국내 일반은행 자산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0.4%에서 2021년 2.5%를 거쳐 2023년 말 3.6%까지 높아졌다.
 
[제4인뱅이 온다] 인터넷은행이 바꿔놓은 일상의 풍경, 아침 출근길 금융앱부터 들어간다
▲ 국내 일반은행에서 차지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자산 비중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성과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기와 성장세는 기존 시중은행에 큰 위기감을 주기도 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은행과 증권, 카드, 캐피탈, 보험 등을 보유한 종합금융그룹인 하나금융이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에 크게 못 미친다며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일견 굉장히 비합리적 결과지만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과 하나금융 시가총액은 각각 9조5천억 원와 15조 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당시 김 전 회장의 신년사는 코로나라는 예측 못한 변수가 이끌고 온 변화 속에서 시중은행이 느낀 위기감을 잘 보여준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플랫폼의 편의성, 서비스 측면에서는 시중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은 백지상태에서 각 금융영역의 필요한 부분만 더해 플랫폼이 가볍고 빠르지만 주요 시중은행은 이미 기존 플랫폼이 구축된 상태에서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넣다보니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야기한 국내 금융시장 변화는 금융소비자의 편의성 강화와 수신 상품 확대, 수수료 절감 등에 그치지 않는다.

여신 영역에서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며 기존에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렵던 금융소비자에게 은행 문턱을 낮춰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여신 영역에서 불러온 주요 변화로 꼽힌다.

인터넷전문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 지점을 찾아가 대출 상담을 하면 아무래도 돈을 빌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위축될 수밖에 없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그런 게 없다”며 “한도와 금리를 알아보고 비교하는 데도 제약이 없고 모든 과정이 디지털로 이뤄지는 만큼 투명성이나 금융사고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신 ‘상품’과 관련한 영역에서는 기존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받는다. 중저신용자 등으로 대상만 다소 넓어졌을 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과 같은 주요 상품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기업대출 등으로 상품을 확대해야 하는 점은 과제로까지 여겨진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10월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 보고서에서 “대출자산의 대부분이 가계대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인터넷전문은행의 한계점으로 들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관련법에 따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공급할 수 있음에도 2024년 3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체 대출자산의 5.6%에 그친다”며 “게다가 이들 중소기업대출의 100%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공급됐다”고 지적했다.

수익성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2019년과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순이익을 늘려가고 있고 토스뱅크는 지난해 처음 순이익을 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성과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초기 적자를 기록하다 흑자로 돌아섰으나 여전히 수익성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조기에 실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본확충이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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