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04-14 17: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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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계열사인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국내외 식품 4개사를 사업군(Division)으로 묶기로 했다. 이를 통해 흩어져 있는 식품 사업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이룰 계획을 세웠다.
▲ 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한다.
동원산업과 동원F&B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원산업은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동원F&B 주주에게 1(동원산업) 대 0.9150232(동원F&B)의 교환 비율로 지급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주식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산정됐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동원F&B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상장 폐지된다.
양사는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6월11일(잠정) 개최하기로했다.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청구 가격은 관련 법령에 따라 동원산업 3만5024원, 동원F&B 3만2131원으로 결정됐다.
동원산업의 신규 발행주식 수는 주식매수청구가 종료되는 7월1일 이후 최종 확정된다.
이번 주식교환은 동원산업이 동원F&B와 함께 주도적으로 글로벌 식품 시장에 적극 진출해 제2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국내 식품 시장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내수 침체, 경쟁 심화의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어 글로벌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원산업은 동원F&B 100% 자회사 편입 뒤 동원홈푸드,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세네갈에 위치한 스카사 등 식품 관련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디비전'으로 묶어 글로벌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통해 그룹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지난해 22%에서 2030년까지 40%로 늘린다는 목표를 정했다.
구체적으로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글로벌R&D센터’로 통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0.3%에 그친 R&D 예산을 2030년까지 1%대로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또 스타키스트의 광범위한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와 중남미 시장의 판로 개척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기존 동원F&B와 스타키스트의 스테디셀러로 구성한 결합 상품을 출시하고 통합 R&D를 통한 신제품도 함께 선보인다.
동원F&B는 동원산업 산하의 참치어획∙캔가공 자회사인 스카사, 캅센 등과 협업도 추진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중동과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동원F&B 단독으로는 자금력 부족 등으로 글로벌 대형 인수합병(M&A)이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동원산업 주도로 빠른 성장을 위한 M&A를 추진한다.
동원그룹은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중복 상장’(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방식)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중복 상장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져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동원그룹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선제적으로 중복 상장 해결에 나서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기존 동원F&B 소액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사업 성장성이 높은 동원산업의 주주로 편입되면서 배당금이 높아지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동원산업 배당금은 주당 1100원으로 동원F&B(800원)보다 높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식품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제 2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