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04-14 20: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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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군 지휘관들이 계엄 당시 직속 상관으로부터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첫 공판에 검찰 측 첫 증인으로 출석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청 내부에 진입해 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게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에 처음 출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 단장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사령관이 제게 그런 임무를 줬고 '일단 알겠다'고 답변한 뒤 사령관에게 다시 전화해 '이 역할에 대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되니 특전사령관과 소통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잠시 후 사령관이 저한테 전화해서 '이미 특전사 요원들이 들어갔기 때문에 특전사가 의원들을 끌고 나오면 밖에서 지원하라. 밖에서 대치하는 사람들 쪽에서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은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담을 넘어 의원들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았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 단장이 '대통령님이 문을 부숴서라도 끄집어내 오래'라고 했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 단장이 형사재판 첫 증인으로 채택된 것에 관해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준비기일에서는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하기로 했다. 이후 일정상 이들의 신문은 추후에 하고 조 단장과 김 대대장을 이날 증인으로 부르는 것으로 변경됐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의 주신문 진행 도중에 직접 나서 "(방금 검사가 한) 질문을 헌재에서 본 것 같은데"라며 흐름을 끊었고, 이에 재판부는 "이따 반대신문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반대신문을 제가 할 건 아닌데 증인이 오늘 나와야 했는지, 그렇게 급했는지 순서에 대해서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며 "헌재에서 상세히 한 것 같다"고 했다.
그 뒤에도 재차 진술 기회를 얻어 "오늘 같은 날 헌재에서 이미 다 신문한 사람을, 기자들도 와 있는데 자기들 유리하게 오늘 굳이 장관을 대신해 나오게 한 건 증인신문에 있어서 (검찰에)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단장과 김 대대장에 대한 피고인측 반대 신문은 윤 전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오는 21일 다음 재판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