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이 발표된 지 10년, 인터넷전문은행은 국내 은행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을까. 또한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오면 어떤 변화가 더해질까. 비즈니스포스트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본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윤 대표와 이대표는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쌓아온 ‘성공경험’을 들고 국경을 넘어 글로벌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스마트폰 안 모바일플랫폼을 무기로 대표적 내수산업인 은행, 금융업의 한계를 넘겠다는 야심찬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구조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은행권도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해외진출의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전통 시중은행들도 오프라인 지점이 아닌 디지털은행시장을 통한 해외 확장을 모색하는 분위기”라며 “이런 측면에서 애초 디지털에 뿌리를 두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참 잘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지분투자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의 공식 출범으로 이미 해외시장 진출의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뗐다.
올해는 한국 시중은행들이 앞서 1997년 금융위기 때 철수한 뒤 27년 동안 다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태국시장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현지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중앙은행 지주사, 중국 위뱅크와 컨소시엄을 꾸려 현지 가상은행 인가전에 도전했는데 상반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글로벌 플랫폼기업 그랩이 주축이 돼 진행한 사업에 지분을 얹는 방식이었는데 태국은 가상은행 사업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윤 대표는 앞서 2016년 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세운 한국카카오 때부터 대표를 맡아 카카오뱅크의 역사를 그려온 인물이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5연임에 성공해 카카오뱅크를 10년째 이끌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케이뱅크보다 3개월 늦게 영업을 시작했지만 모그룹 카카오의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과 연계를 통해 출범 직후부터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2021년 8월에는 코스피 상장에도 성공했다.
카카오뱅크를 2024년 말 기준 고객 수 2488만 명, 자산 약 62조 원 규모의 국내 인터넷은행 1위 사업자로 키워냈다.
윤 대표는 이번 연임으로 2027년까지 카카오뱅크를 맡아 해외진출에 힘을 실으면서 또 한 번 은행업의 혁신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를 통해 글로벌시장 진출, 인수합병 등으로 카카오뱅크를 3년 안에 자산 100조 원 규모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2025년 2월26일 오전 서울 성수동 앤더슨씨 '토스 10주년, 새로운 출발선'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이 대표는 앞서 2013년 비바리퍼블리카를 창업한 뒤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선보여 국내 핀테크기업 최초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다.
그 뒤 2019년 토스뱅크 예비인가를 받아내면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이어 국내 3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이끌었다.
이 대표는 2019년 3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도전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에서는 핀테크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뒤 (은행업) 자격을 취득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여기까지 온 건 토스가 처음”이라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내보였다.
그는 “우리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같은) 기존 1세대 은행을 또 만드는 게 아니다”며 “고객 중심적 핀테크 서비스에서 출발한 국내 최초 차세대 ‘챌린지뱅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 혁신의 시작인 토스 앱에 은행부터 모든 금융서비스를 집결시킨 ‘슈퍼앱’ 전략으로 국내 3번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를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켰다.
국내 은행 모바일앱 1위 토스 플랫폼과 시너지를 강화하면서도 토스뱅크의 서비스, 예산 등 모든 경영활동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문성과 경쟁력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삼성전자·삼성페이 출신의 IT 전문가 홍민택 전 대표, 국내외 은행 최고재무책임자 출신 이은미 대표를 토스뱅크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인터넷’ 은행으로 성장을 위한 리더십 구축에도 힘을 실었다.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보다 4년이 늦은 2021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고객 수(1178만 명)와 자산(약 29조 원)에서 케이뱅크(1274만 명, 약 31조 원)를 따라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순이익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이 대표가 내놓은 다음 도전이자 성장전략은 ‘해외’다.
이 대표는 토스 10주년 간담회에서 5년 안에 토스 앱 이용자의 50%, 절반 이상을 외국인 이용자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토스 앱을 통해 송금 등 서비스부터 차차 해외로 사업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앞으로 토스의 100년은 금융을 넘어 소비자의 모든 일상으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그리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가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