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 2015년 5월27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광화문글판 25년 기념 공감 콘서트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씨저널]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은 생명보험업계 유일의 오너 경영인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이기는 하지만 대표이사 및 최고경영자의 자리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 회장이 그룹의 모든 경영을 혼자서 책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교보생명은 창립 이후 줄곧 오너 경영을 해왔지만 2021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전문경영인들을 기용했다. 교보증권도 2020년부터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신 회장이 2인 이상의 대표이사가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권을 갖는 각자대표 체제를 통해 조직 안정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그룹의 전문경영인들은 신 회장이 그린 큰 그림 아래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
◆ 교보생명 대표 조대규, 지주사 전환 앞두고 수익성 강화 추진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과
조대규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오너 경영인인 신 회장이 그룹의 장기 전략을 짜고 기획과 자산운용을 맡는다. 조 사장은 보험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대규 사장은 1964년 서울 출생이다.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뒤로 36년 동안 교보생명에서만 일해온 ‘정통 교보맨’이다. 영업 현장을 담당하는 FP본부장을 포함해 계성원장(연수원장), 영업교육팀장, 전략기획담당 등을 맡았다.
2019년부터는 신 회장 직속의 경영지원실장으로 일하며 신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당시 교보생명 금융지주사 전환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의 작업을 전담하는 거버넌스관리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조 사장은 2024년 교보생명의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교보생명의 수익성을 강화해 지주사 전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임무를 받았다.
조 사장은 2024년 3월 취임 이래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며 수익성 향상에 나섰다.
2024년 신상품으로 교보평생건강보험, 맞춤형 건강보험, 유병자보험, 암간병평생보장보험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특화 종신보험인 3밸런스보장보험의 판매를 시작했다.
2025년 1월에는 경영조직 개편을 통해 상품마케팅실 산하에 건강보험사업부를 설치했다. 해당 부서는 건강보험 관련 상품 전략 수립부터 상품 개발 및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 사장의 노력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교보생명은 2024년 별도기준 순이익으로 창사 66년 이래 최대인 6987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10.5%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보험손익은 4736억 원이다. 건강보험 등 보장성 상품 중심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2023년 2327억 원보다 103.6% 늘었다.
조 사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 전략은 신 회장의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기존 생명보험업에서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현재 교보생명은 올해 상반기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인가 신청을 진행한 뒤 2026년 12월까지는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2월27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센터에서 열린 ‘금감원장·보험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26년 12월엔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3월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교보생명> |
◆ 교보증권을 이끄는 전문경영인들, 박봉권과 이석기
교보생명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교보증권 또한 2020년부터 각자대표 체제를 구성했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자산관리부문, 투자금융부문을 맡고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지원과 세일앤트레이딩(S&T)부문을 포함해 업무 총괄을 담당한다.
박 사장과 이 사장은 각각 지난해와 올해 나란히 3연임에 성공하며 종합금융투자사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교보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계열사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이 성공적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연결기준 순이익(6693억 원)보다 교보생명의 별도기준 순이익(6987억 원)이 더 많을 정도로 생명보험에 치우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박 사장은 2020년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교보증권의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능력을 증명했다. 교보증권은 2020년 영업이익 1366억 원, 순이익 1040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해 각각 23.8%, 24.6%가량 증가했다.
이 사장이 취임한 2021년에도 교보증권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교보증권은 2021년 영업이익 1855억 원, 순이익 1433억 원을 냈다.
2022년에는 증권업계 업황 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아쉬운 성적을 거뒀으나 2023년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 흐름은 이후에도 이어져 교보증권은 2024년 영업이익 1163억 원(약 66% 증가), 순이익 1195억 원(약 77% 증가)을 달성했다.
박 사장은 1963년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교보생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아이투자신탁운용, 피데스자산운용, 국민연금공단, 교보증권을 거치며 주식·채권 운용 전문성을 쌓았다. 교보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투자사업본부 본부장, 자산운용담당 임원을 지내다 2020년 교보증권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 사장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카이스트(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MBA)도 졸업했다.
1993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재무실장, 경영기획실장, 투자사업본부장, 자산운용담당,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으며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2021년 교보증권 상임고문을 맡았다가 같은 해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