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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삼양식품' 작년 영업이익 27년 만에 농심 제쳐, 올해도 나팔 분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02-18 17: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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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내수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삼양식품과 농심 연간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27년 만에 뒤집힌 라면업계 영업이익 순위의 앞으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날아다니는 삼양식품' 작년 영업이익 27년 만에 농심 제쳐, 올해도 나팔 분다
▲ 삼양식품이 지난해 27년 만에 처음 연간 영업이익에서 농심을 앞지른 가운데 앞으로 삼양식품이 농심과의 영업이익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제품 이미지. <삼양식품>

18일 증권업계에선 올해 처음 영업이익에서 전통적 라면 강자 농심을 앞지른 삼양식품이 앞으로 ‘불닭볶음면’(이하 불닭) 브랜드 수출 확대에 힘입어 선도적 수익성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양식품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는 43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추정치대로라면 지난해 처음 연간 영업이익이 3천억 원을 넘어선 뒤 1년 만에 4천억 원도 돌파하게 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023년보다 133.4% 급증한 영업이익 344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9.9%를 보였다. 올해도 전년 대비 27% 증가 수준의 영업이익 고속 성장이 예측된다.

농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38억 원으로 집계됐다. 농심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전년보다 약 25% 증가하는 것이지만 2023년 연간 연결 영업이익 2121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농심은 지난해 내수 소비 둔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과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전년보다 23.1% 후퇴한 영업이익 1631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4.7%를 기록했다. 

1998년 전자공시제도 도입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삼양식품이 농심의 영업이익 넘어섰다. 

증권가 예측대로라면 올해도 삼양식품의 연간 영업이익이 2배 이상 격차를 유지하게 되는 셈이다. 내년까지 확대하면, 삼양식품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468억 원, 농심은 2271억 원으로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놓고 “미국과 유럽 내 불닭 브랜드 인기가 확산되면서 물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해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불닭 브랜드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16년 26% 수준이었던 삼양식품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7%까지 치솟았다.

농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해외 매출(해외법인+수출) 비중은 37.7%였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선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등으로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지만, 한류를 타고 K-푸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해외는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기 유리한 환경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해외에서 불닭 브랜드 제품들이 국내보다 높은 가격에 팔릴 뿐 아니라 최근에는 환율상승으로 해외 매출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더 개선된 효과도 본 것으로 파악된다. 한 봉 기준 국내에서 약 1500원 수준인 불닭은 미국에서 약 1.7달러(약 2460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올해 6월 삼양식품은 수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착공했던 밀양2공장을 준공한다. 이에 따라 국내 연간 면류 생산 능력이 기존 18억 개에서 25억 개로 늘게 된다.

해외 불닭 브랜드 수요가 생산 물량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밀양2공장 가동은 해외 매출 확대와 그로 인한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밀양 2공장 가동으로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 생산량 확대가 기대된다”며 “올해 내내 매출과 영업이익의 직전 분기 대비 증가 흐름이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도 “밀양 2공장이 올해 가동을 시작하면 수출 비중이 앞으로 더 오르면서 추가적 마진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날아다니는 삼양식품' 작년 영업이익 27년 만에 농심 제쳐, 올해도 나팔 분다
▲ 농심 신라면 툼바 제품 이미지. <농심>

농심도 부산에 ‘녹산 수출전용공단’을 건설 중이다. 애초 미국 3공장 건설을 검토하다 녹산공장에 수출전용공장을 새로 짓고 해외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내년 하반기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농심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수출용 라면 생산 능력이 기존 5억 개에서 10억 개로 늘게 된다.

올 3월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인 ‘농심 유럽’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을 세웠다.

농심은 신라면과 신제품 ‘신라면 툼바’ 등 주요 제품의 입점 확대와 현지 식문화 맞춤 제품 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2023년 기준 6008만 달러였던 유럽 매출을 2030년까지 3억 달러(4330억 원)로 5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증권업계에선 농심의 올해 수익성 전망을 놓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 “올해는 농심 ‘해외 매출 레벨업’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신제품 ‘툼바 신라면’ 글로벌 출시가 올 3월 본격화하고 현지 판매 법인 설립으로 유럽 내 보폭을 확대하며 수출 고성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 내수 소비 둔화가 지속되며 단기적으로 내수 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해외 매출은 ‘신라면 툼바’ 글로벌 출시 등으로 성장하겠지만 신제품 시장 안착을 위한 마케팅 활동과 일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농심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950억 원에서 1750억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우선정책인 관세 부과 리스크가 현실화한다면 미국 1공장과 2공장을 보유한 농심보다 현재 라면을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삼양식품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3분기 해외법인 실적을 보면 미국법인에서 95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법인(1153억 원) 다음으로 높은 실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 성장률은 미국법인이 93.3%를 기록해 중국법인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양식품은 농심의 3배가 넘는 시가총액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삼양식품 6조5839억 원, 농심 2조1198억 원을 기록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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