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의 영업이익은 2025년에는 1조1천억 원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늘어난 수준에 머물겠으나 2026년에는 1조5천억 원 안팎으로 다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 성장은 원전, 가스발전 등 대형 수주가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의 전기화, 인공지능(AI) 확산 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는 한동안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산업 흐름으로 발전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에서 17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등 원전의 지속적 가동을 위한 제도적 바탕이 마련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수주 목표를 10조7천억 원으로 크게 늘려 잡을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029년까지 수주 규모를 13조5천억 원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수주 목표를 6조3천억 원으로 잡았으나 7조1천억 원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 초과 달성한 수주 실적을 기준으로도 50% 이상 목표치를 높인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목표 달성을 위한 사업 추진계획을 놓고 “국내외 원전 확대 정책에 따른 대형 원전 수주 확보를 추진할 것”이라며 “단기 급증하는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한 가스터빈, 스팀터빈 수주를 비롯해 중장기적으로 수소터빈 수주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수주 목표치 가운데 4조9천억 원은 체코 원전 본계약을 통한 3조8천억 원을 비롯해 원전 수주를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전의 전체 사업비가 24조 원으로 알려져 있고 기자재가 통상 15%를 차지한다는 점, 추가로 시공 수주까지 고려하면 실제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규모는 3조8천억 원 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터빈 등 시장의 확대 가능성도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에서 적극적 모습을 보이며 화석연료는 물론 원자력을 적극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전력 생산 용량의 신속하고 대폭적 확대, 에너지 인프라 승인 절차 간소화, 건설 가속, 신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승인, SMR 가동 추진 등 내용을 담은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National Energy Dominance Council) 설립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에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점도 두산에너빌리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협약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럽 시장은 웨스팅하우스, 중동 시장은 한수원이 원전 수출을 주도한다’는 내용으로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수출 협력이 알려진 협약 내용에 따라 진행된다고 가정해도 두산에너빌리티에는 시장을 크게 확대할 기회가 열린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웨스팅하우스가 실질적인 시공사업 수행 능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주기기 공급, 시설 시공 등은 결국 두산에너빌리티의 몫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의 신규 대형 원전 수주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원전 입찰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