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를 마친 미래에셋증권이 자금수혈까지 실시하면서 도약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올해도 인도증시는 강한 상승세가 예견되는 만큼 인도 현지법인이 가져다 줄 실적 기여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도 현지법인에 대폭 힘을 싣는다. |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100% 자회사인 인도 현지법인(Mirae Asset Capital Markets India)에 288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전날 결의했다.
현지법인은 지난해 11월 당국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아 인도 현지 증권사인 쉐어칸(Sharekhan) 지분 전량을 인수한 바 있다.
두 법인은 이제 ‘미래에셋쉐어칸’으로 하나가 됐다. 즉 한국의 미래에셋증권 본사가 현지 증권사로 탈바꿈한 미래에셋쉐어칸에 직접적인 자금수혈을 실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886억 원은 채무 등 상환없이 전액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새로 출범한 현지 법인의 적극적 도약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에 쉐어칸은 인도 현지 10위권 증권사였다. 2000년 설립돼 고객 310만 명 이상, 지점 130여 개, 사업파트너 440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제 미래에셋쉐어칸은 현지에서 5년 내에 5위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는데 유상증자를 그 첫 걸음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각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숙원사업이던 현지 증권사 인수를 완수한 데서 더 나아가 본격 도약의 꿈을 실현시킬 준비를 끝냈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쉐어칸이 향후 국내 본사에 버금가는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 쉐어칸 인수를 마친 뒤 향후 인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에서 5천억 원 이상의 세전 이익을 창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현지 증시의 추세도 중요하다. 증권사들의 100% 해외 자회사들은 통상적으로 해당 국가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 좋은 실적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의 홍콩법인은 지난해 중국증시 활황으로 큰 수익을 낸 바 있다.
인도증시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증시에서도 유독 두각을 드러낼 정도로 호황이었다. 다만 올해 초는 다소 부진한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가 더 지날수록 인도증시가 강한 반등세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 번스타인의 베누고팔 가레 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인도증시는 이미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3~6 개월 동안 인도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므로 본격 반등에 앞서 저점매수가 필요하다”며 “니프티50(인도증시 대표지수)은 올해 10% 이상 오르면서 연말에 2만6500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글로벌 사업에서 5천억 원의 이익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모간스탠리는 “올해 인도정부의 재정적자가 줄어들면서 국채금리가 낮아지고 기업들의 조달금리가 줄어들 것”이라 말했다.
씨티그룹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정부의 인프라(기반시설) 투자확대도 더해지면서 올해 인도 경제 성장률은 6.5%에 이를 것”이라 말했다.
씨티그룹의 서렌드라 고얄 연구원은 “인도증시가 최근 조정을 겪은 결과 주가수준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올해 연말 니프티50 지수는 2만6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라 인도증시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도와 중국은 정치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상호 대립적인 관계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생산라인의 탈중국 흐름에서 인도가 큰 수혜를 보기도 했다.
GIB자산운용의 쿠날 데사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인도가 수혜를 볼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라인의 다원화를 추구하면서 인도 기업들이 이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