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두 번째 임기 시작하는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가 주력 제품 ‘빼빼로’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 인도 핵심 성장 거점으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이창엽 대표.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웰푸드가 지난해 4분기 내수 시장 침체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는 주력 제품 ‘빼빼로’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 인도를 핵심 성장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9950억 원, 영업이익 23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6% 늘고, 영업이익은 20.8% 감소하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웰푸드가 내수 소비 경기 둔화로 인해 총수요가 줄어든 데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도 악화하면서 지난해 4분기 부실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간 실적이 발표된 최근 3년간 롯데웰니스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에서 국내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78..8%, 2022년 76.6%, 2023년 76.0%로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영업이익률은 2021년 3.7%, 2022년 2.9%, 2023년 3.7%로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롯데웰푸드 IR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 식품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했고,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부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국내에선 헬스&웰니스(H&W) 고수익 제품 매출 비중을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대표는 2022년 12월 말 발표된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웰푸드의 수장으로 발탁됐다. 이듬해 롯데웰푸드는 매출 4조664억 원을 거두며 사상 처음 연 매출 4조 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연간 회사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가 추가적 성장을 이끌기 위해선 해외시장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해외에서는 인도와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이 대표는 국내 대표 브랜드 빼빼로의 세계화와 글로벌 거점으로 점찍은 인도 현지 생산능력을 늘리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전략회의에서 “매출 1조 원을 넘는 다양한 메가 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고, 그룹 경영진은 2035년을 목표로 하는 첫 메가 브랜드 주력 제품으로 ‘빼빼로’를 낙점했다.
지난해 빼빼로 글로벌 매출은 2200억 원 수준 남짓. 이 대표로선 신 회장으로부터 빼빼로 매출 규모를 5배 가까이 키우라는 특명을 받은 셈이다.
국민 과자로 꼽히는 빼빼로의 국내 판매량을 보면 11월11일 빼빼로 데이가 포함된 9~11월에 연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다. 빼빼로 데이 문화의 확산이 해외 빼빼로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이에 이 대표는 빼빼로 데이를 알리는 글로벌 마케팅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0월21~11월11일 전년에 이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빼빼로 데이를 알리는 대형 옥외 광고를 실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빼빼로 브랜드 앰배서더인 '뉴진스'와 함께 해외 마케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지난해엔 2023년보다 타임스퀘어에서도 더 메인 스트리트로 이동해 해외에 빼빼로 데이 자체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거점으로 인도를 점찍고 있다.
인도 인구는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 1위에 올랐고, 1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인구만 2023년 기준으로 4300만 명을 넘어선다.
글로벌 매출에서 인도 지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1.4%(1663억 원)에서 2022년 25.9%(2472억 원, 2023년 27.6%(2690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2004년 인도 제과업체인 패리스를 인수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인도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오리온이 초코파이 시장을 선도하는 것과 달리 선제적으로 진출한 인도에선 약 70% 점유율로 롯데웰푸드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부턴 현지 초코파이 판매량을 한 단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는 2023년 인도 첸나이공장에 초코파이 3번째 라인을 증설했다. 지난해 3라인이 안정화하면서 올해 하반기엔 4번째 라인을 새로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에선 롯데웰푸드가 4라인 증설과 함께 중동과 인접국가로 빼빼로 수출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인도 4라인 증설은 내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결정한 사항”이라면서도 “현재 수출 계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나, 향후 수요를 파악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빙과 부문에서도 인도 푸네 지역에 건설 중인 신공장이 올 1분기 가동에 들어가면 인도 중서부 영업망을 강화하고 남부지역으로 판매망을 확대할 수 있다.
올 하반기에는 해외법인 최초로 인도에 빼빼로 생산라인을 도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회사는 빼빼로 해외 판매 비중을 2022년 25%에서 2025년 4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웰푸드는 올해 인도 시장 침투율 확대, 빼빼로 글로벌 매출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매출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롯데웰푸드의 해외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롯데웰푸드에 합류하기 전 한국P&G를 시작으로 허쉬 한국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 더에이본컴퍼니 최고경영자(CEO) 등을 지내 글로벌 경영 역량을 쌓았다.
2022년 12월 말 발표된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웰푸드의 수장에 발탁됐고, 지난해 11월 말 인사에서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올 3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