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제약이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오쏘몰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동아제약이 국내 비타민 시장에서 이중제형 제품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매출 다각화의 효자상품으로 꼽히는 오쏘몰의 성장세에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아제약은 비타민계 '에르메스'인 오쏘몰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고급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확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쏘몰의 성장세를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10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오쏘몰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11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연말 시즌까지 여러 프로모션과 선물시즌 타깃 브랜드와 협업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영상 콘텐츠도 활용해 타깃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노출하며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중제형 비타민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아제약 실적 효자 상품 '오쏘몰' 매출도 둔화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오쏘몰은 독일 건강기능식품 회사인 오쏘몰이 만든 비타민이다. 동아제약은 2020년 1월부터 국내에서 오쏘몰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오쏘몰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비타민계 명품이라는 뜻으로 '에르메스'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한달 분인 30개를 기준으로 오쏘몰 이뮨 가격은 12만9천 원으로 일반적 비타민 한달 치인 수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에서다.
동아제약은 이런 고급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다른 업종의 고급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욱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은 올해 9월 세계적인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이자 대표적 고급차 브랜드인 포르쉐가 주최하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4행사에 오쏘몰을 앞세워 협업사로 참여했다.
10월에는 영국의 100년 전통 트위드 원단 브랜드 해리스트위드와 협업도 진행했다.
그동안 골프 브랜드 말본 등과 협업을 통해 골프를 즐기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공략했다면 최근에는 이 범위를 더욱 확장하는 모양새라고 볼 수 있다.
동아제약은 고급 비타민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홈쇼핑과 백화점에서 오쏘몰을 판매했다. 상반기까지 실적이 고공행진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오쏘몰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동아제약은 2020년에 오쏘몰로 매출 87억 원을 냈다. 이후 오쏘몰 매출은 2021년 284억 원, 2022년 655억 원, 2023년 1204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출시 4년 만에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한 것이다.
동아제약이 박카스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오쏘몰은 동아제약의 매출 다각화의 효자 제품인 셈이다.
이전까지 동아제약의 전체 매출에서 박카스의 비중은 50%를 넘었지만 2023년에는 박카스 매출 비중이 40.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국내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오쏘몰의 대표적 특징인 이중제형 비타민을 대거 출시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오쏘몰이 이중제형 비타민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지만 경쟁이 심화하다보니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올해 3분기에는 오쏘몰 매출이 후퇴했다. 3분기 오쏘몰로 거둔 매출은 304억 원인데 이는 1년 전보다 8.8% 감소한 것이다.
▲ 동아제약(사진)의 오쏘몰이 3분기 매출 304억 원을 거두면서 1년 전보다 매출이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3분기 매출이 주춤하면서 오쏘몰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958억 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하는데 그쳤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도 오쏘몰이 국내에서 블록버스터(연매출 1천억 원)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너나할 것 없이 이중제형 비타민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종근당건강이 2022년 10월 아임비타 멀티비타민 이뮨샷으로 포문을 연 이후 대웅제약이 이듬해 5월 에너씨슬 퍼펙트샷을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기본적으로 액상과 정제가 혼합된 멀티비타민으로 성분이나 제형에 일부 차이를 뒀다.
올해 6월 국내 최대 제약사인 유한양행도 유한포텐업을 출시하며 이중제형 비타민시장에 진출했다.
이중제형 비타민시장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경쟁 제품이 늘어나면서 이 시장의 원조격인 동아제약의 오쏘몰 매출도 주춤한 셈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오쏘몰 이뮨에 이어 오쏘몰 바이탈m과 오쏘몰f 등 신제품 2종을 출시한데 따른 기저효과도 존재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신규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객과 소통을 강화해 브랜드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