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애플이 2024년 이후 출시할 아이폰의 디스플레이에 올레드(OLED)가 아닌 마이크로LED를 채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LED란 50나노미터 수준으로 작게 만든 적색과 녹색, 청색의 LED(발광다이오드)를 발광시켜 색을 표현하는 방식의 디스플레이다.
올레드와 마찬가지로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자체발광 방식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색감과 명도를 나타낼 수 있는 동시에 올레드보다 수명과 밝기, 선명도가 뛰어나 궁극의 디스플레이 기술로 기대받고 있다.
앞으로 휴대폰은 물론 미래의 핵심 디바이스가 될 확장현실기기,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마이크로LED가 전통적 LCD와 올레드를 대체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자연스럽게 마이크로LED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지만 이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마이크로LED칩 생산에서는 대만의 플레이나이트라이드가 가장 앞서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기업들 대부분 이 대만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과거 대만은 LCD에서 OLED디스플레이로의 전환에 실패한 뒤 절치부심해 LED소자의 소형화에 주목하면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준을 달성했다.
그러나 마이크로LED가 올레드의 왕좌를 빼앗으려면 가격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한 예로 삼성전자가 2020년 마이크로LED칩 800만개를 적용해 만든 4K TV의 가격은 1억7천만 원으로 아직 일반 가정에서 구입하기는 힘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격절감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플레이나이트라이드는 2025년까지 마이크로LED칩 제조비용을 95% 절감해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먹거리인 올레드를 과거의 유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포부도 보이고 있다.
2023년 마이크로LED 업계에서는 누가 더 저렴한 고품질의 마이크로LED칩을 양산하는가, 또 미세한 칩들을 기판 위에 잘 심을 수 있는가 하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또 각 기판을 오류 없이 조립하고 불량 기판을 수리하는 기법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서울반도체 자회사(지분44.77%) 서울바이오시스가 마이크로LED칩 분야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자외선을 쏘는 UV LED, 레이저를 쏘는 빅셀(VCELS) 등 부가가치가 높은 2세대 LED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서울바이오시가 보유한 2세대 LED분야 특허는 4천 개에 이르는데 UV LED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원가 상승과 시장 위축으로 2022년 첫 적자를 내기도 했다.
사실 2022년 적자의 원인에는 신성장분야인 마이크로LED에 대한 투자 집행의 영향도 있었다고 서울바이오시스는 설명한다. 신사업에 대한 기술 확보 노력이 2023년부터는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마이크로LED칩 양산에 필요한 와이캅픽셀 기술을 선보이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와이캅픽셀 기술은 적, 녹, 청 3개의 소자를 기존의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려 한 칩으로 만든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소자의 밀집도를 높힐 수 있어 2023 CES의 디스플레이 분야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또 작아질수록 효율이 떨어지는 적색 마이크로LED의 성능향상 기술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50나노미터 수준의 미세공정이 1~1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정교해져도 거뜬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플라이나이트라이드외에 다른 공급사를 찾는 디스플레이 및 전자제품 제조기업들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바이오시스에 따르면 한국 일본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주문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LCD, 올레드를 이어 디스플레이 업계의 차기주자로 떠오른 마이크로LED, 대만이 선점한 이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도 입지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