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비이자이익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방카슈랑스와 카드사업 등에 세심한 변화를 주고 있다. 은행업 이외 금융서비스 강화로 이자이익에 쏠린 수협은행의 체질 개선을 꾀한다.
신 행장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기반으로 '순이익 3천억 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수협은행을 만들겠다는 목표에도 다가선다.
▲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Sh수협은행 > |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올해 핵심 성장 전략인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수협은행은 최근 방카슈랑스 실적 상위 1%에 해당하는 전문가 그룹 브랜드를 기존 ‘Sh MDRT클럽’에서 ‘Sh서밋원’으로 변경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Bank)과 보험(Insurance)을 합친 말로, 은행을 통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협은행은 불과 한 달 전인 3월12일 2025년도 ‘Sh MDRT클럽’ 발대식을 진행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브랜드명을 변경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던 셈인데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자산관리(WM)분야 역량 강화’라는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브랜드는 보험사업에 한정된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는 보험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생명보험 판매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올린 보험설계사들에게 주어지는 자격을 뜻한다.
다만 수협은행은 Sh서밋원 회원들에게 수협보험 상품 판매 뿐 아니라 자산관리 영역 전반에서 마케팅 리더로 활동하면서 비이자이익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맡겼다. 이들의 영향력을 확장시키기 위한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Sh MDRT클럽이 기존 MDRT협회명과 유사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Sh수협은행 소속 방카슈랑스 전문가들의 자긍심 제고 차원에서 차별화된 브랜드로의 변경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신학기 행장은 비이자이익의 한 축을 담당하는 카드사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은 1일 ‘ALL드림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전월 실적 30만 원이 충족되면 음식점, 커피전문점, 배달앱, 아파트관리비, 통신비, 대형마트, 택시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혜택을 선별적으로 제공한다.
카드업계에서 비용 효율화를 이유로 혜택 축소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보인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수협은행을 이끌고 있는 신 행장에게 비이자이익 확대는 주요 과제로 꼽힌다.
신 행장은 올해 경영목표로 ‘3천억 원 이상의 안정적 손익 달성’을 내걸었다.
수협은행은 이미 2023년부터 3천억 원이 넘는 세전순이익을 내고 있다. 다만 신 행장은 이러한 성과가 단발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수협은행의 이익 체력을 단단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준금리 변화 등 시장 환경에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이자이익 비중을 낮추고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는 편이 유리하다.
특히 이자이익 쏠림이 심한 수협은행에게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뒷받침될 필요가 더욱 크다.
2024년 수협은행의 순이자이익은 1조3억 원이다. 반면 순수수료이익은 210억 원에 그친다. 순수수료이익은 순이자이익의 2% 수준이다.
더군다나 수협은행은 2024년 순이익이 2023년보다 후퇴했다. 3천억 원 유지를 위해 신 행장이 올해 실적 부분에 신경 더 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1월13일 비전선포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Sh수협은행 > |
수협은행은 2024년 순이익(법인세차감전) 3010억 원을 거뒀다. 3천억 원대 이익은 유지했으나 2023년 3035억 원과 비교해 소폭 줄었다.
신 행장은 새롭게 설정한 수협은행의 비전에서도 비이자이익 확대라는 방향성을 담아냈다.
신 행장은 올해 1월 수협은행의 새로운 비전으로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금융파트너’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은행업을 넘어 전방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로 도약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믿을 수 있는 금융파트너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은행업의 대표적 수익인 이자이익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금융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이익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신 행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사에서 역시 “조달구조의 획기적인 개선, 비이자 수익원 다양화, 채널 운영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만의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