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스타벅스가 세계 최초로 키오스크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관련 계획이 한국 현지화 전략의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스타벅스의 스페셜 스토어 ‘더 북한산점’.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가 세계 최초로 키오스크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혀 독자운영을 시작한 뒤로 또 한 번의 변화가 예고됐다.
국내 스타벅스는 앞서 진동벨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매장에 들여왔다. 지난해 실적으로 성과를 증명하면서 한국시장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키오스크 도입 역시 성공 사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 SCK컴퍼니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고객을 불러 음료를 전달하는 기존 원칙에서 벗어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 상반기를 목표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매장에 키오스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키오스크를 들이면 한국이 세계 최초 사례가 된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유동인구와 외국인 고객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매장에 키오스크 시범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특성에 맞춰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2023년 하반기부터 일부 대형 매장에 진동벨 도입을 시작해 현재 국내 약 2천 개 매장 가운데 130여 개 곳으로 진동벨 도입을 확대해왔다.
이런 변화를 놓고 국내 소비자들은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커뮤니티 등에서는 “K패치가 완료됐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당연한 변화다” “진동벨 확대도 시급하다”는 등 긍정적 반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면 “스타벅스만의 차별점을 포기하는 것” “스타벅스가 더 비싸야 할 이유도 없어졌다” “닉네임을 못 듣게 되는 게 아쉽다”는 등 기존 강점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SCK컴퍼니는(당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스타벅스 미국 본사인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50대50으로 설립해 20년 넘게 사업을 함께 했다. 그러다 2021년 7월 미국 본사는 지분 17.5%, 32.5%를 각각 이마트와 싱가포르 투자청(GIC)에 매각하고 국내 스타벅스 사업에서 손을 뗐다.
신세계그룹이 국내 독자경영을 시작한 뒤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 3년이 채 안돼 음료 가격을 인상하는 등 수익성에 방점을 찍는 행보를 나타냈다. 앞서 스타벅스는 2022년 1월 7년6개월 만에 가격을 올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3~4년)와 비교해 인상 주기가 긴 것으로 평가됐다.
키오스크 도입 또한 매장 운영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하는 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 스타벅스 파미에파크R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진동벨. <리텍> |
다만 SCK컴퍼니가 실적으로 보인 성과는 한국 맞춤형 전략을 통해 내수 경기 침체 속 성장 동력을 키워냈다는 평가에 보다 힘을 싣는다.
지난해 SCK컴퍼니는 이마트 연간 연결 영업이익(일회성 비용 제외) 2603억 원의 73.3%에 해당하는 190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1001억 원으로 사상 처음 3조 원을 넘어섰다.
더 많이 팔고 더 많은 돈을 번 성과를 증명한 셈이다.
반면 지난해 스타벅스 본사 매출은 4분기 연속 뒷걸음쳤고, 지난 1월에는 직원 1100명을 해고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룹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이를 이끌 핵심 계열사로 이마트와 함께 SCK컴퍼니를 꼽았다.
올해도 100곳 이상의 스타벅스 점포를 새로 열고, 고객 방문의 목적지가 될 수 있는 스페셜 스토어를 늘려 초격차 지배력 확대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수는 지난해 말 2009개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2014년 5월 모바일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오더’를 세계에서 처음 도입했다. 이는 미국 본사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역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이 또한 한국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성공한 사례로 평가된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사이렌오더를 최초 도입한 것은 세계적으로 디지털문화가 발전한 한국에 맞춘 현지화전략의 일환”이라며 “디지털 경험도가 높고 편리성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 맞춘 스타벅스의 빠른 시도가 성과를 낸 사례”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