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미국 뉴욕 맨하탄 6번가에 위치한 중국은행(BOC) 건물 주변을 행인들이 우산을 쓴 채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외환당국이 미국 관세에 대한 대응책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 원화 가치는 위안화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자칫 미·중 ‘관세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안화 평가절하가 현실화하면 원화 및 한국 국채 가치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환율 자료를 바탕으로 원화가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같은 다른 통화보다 위안화 약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원화와 위안화 가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상관관계가 2015년 이후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이 미국발 고율 관세 대응책으로 공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은데 원화 가치로까지 파급 효과가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수출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14일 기준환율을 달러당 7.211위안으로 절하 고시했다. 2023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은행 DBS은행의 창 웨이량은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되면 원화를 매도하려는 압력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당국이 대중국 관세율을 높여 중국 수출품이 한국과 같은 다른 나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는 중국과 수출 품목이 다수 겹치는 한국 시장에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꼽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무역은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라며 “중국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평가절하하면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한국은행이 국내 경기 침체를 고려해 원화 약세 예상에도 기준금리를 향후 1년 동안 0.5%포인트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돈이 풀려 일반적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진다.
한국은행은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기로 예정돼 있다. 일단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2.75%에서 동결될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우세하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