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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결산] 서울·분양가 상한제 단지에만 청약 열풍, 부동산 역대급 양극화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4-12-30 14: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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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로또 청약’,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극심한 침체 속에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올해 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신축 선호 현상이 더욱 짙어지면서 올해 서울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에서 네 자릿수 평균 경쟁률이 나올 만큼 청약 열풍이 불었다. 반면 지방에서는 시세는 물론 청약 경쟁률까지 떨어지며 심각한 한파를 겪고 있다.
 
[2024 결산] 서울·분양가 상한제 단지에만 청약 열풍, 부동산 역대급 양극화
▲ 지금까지 서울에서 청약을 접수한 단지 가운데 최고 평균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조감도. <현대건설>

30일 부동산업계 안팎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과 지방의 청약 열기는 뚜렷하게 온탕과 냉탕으로 나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일반공급)은 13.64대 1로 지난해 연간 11.13대 1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의 청약 졍갱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54.5대 1로 집계됐다. 인터넷 청약이 도입된 2007년 이후 대표적 시장 호황기였던 2021년 164.13대 1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반면 지방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6.62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8.9대 1보다 하락한 것이다.

12월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현재까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시장에 공급된 아파트 단지 19곳의 일반공급 평균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은 42.67대 1, 지방은 4.68대 1으로 파악됐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12월 들어 불확실한 정세와 대출규제에 따른 관망세 등에도 서울 단지들의 청약 성적은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다”며 “지방 단지들도 상황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한 수준이지만 그 격차는 여전히 극심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청약 시장에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든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꼽힌다.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분양가를 일정 수준 아래로 규제하는 제도다.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및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 개발지구에 적용된다.

올해 강남3구에서 공급된 분양가 상한제 적용단지들은 대형건설사의 주택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역대급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강남3구 분양가 상한제 단지들을 향한 청약 열풍은 2월 GS건설의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가 442.32대 1의 평균 경쟁률로 포문을 열고 이달 DL이앤씨가 시공하는 12월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방배삼익 재건축)’가 평균 경쟁률 482.8대 1로 마무리됐다.

10월 현대건설의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대치동구마을제3지구 재건축)’가 기록한 평균 경쟁률 1025.57대 1까지 치솟아 역대 서울 분양 단지 가운데 최고 경쟁률 기록을 새로 썼다.

이어 롯데건설이 짓는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이 9월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667.26대 1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와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 재건축)’도 각각 7월과 8월 청약에서 527.33대 1, 402.97대 1이라는 높은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일반공급 세대수가 많았던 10월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 재건축)’는 268.69대 1,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방배5구역 재건축)’도 90.2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에 청약이 몰리는 까닭은 분양가의 상한이 제한되는 탓에 분양을 받은 뒤 일정 조건만 만족하면 수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로또 청약’과 신축 아파트 선호를 뜻하는 ‘얼죽신’ 현상이 더욱 강해진다.

부동산이 자산을 크게 불릴 수 있는 몇 없는 투자처라는 인식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신축 아파트 매매가 부각되고 신축 아파트를 그나마 저렴한 가격에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이 청약이기 때문이다.

올해 청담르엘이 3.3㎡당 7500만 원을 넘는 등 강남3구 분양가 상한제 단지의 분양가가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했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도 최소 수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분양가 상한제 단지들은 청약 시장에 열풍을 불러왔다.
 
[2024 결산] 서울·분양가 상한제 단지에만 청약 열풍, 부동산 역대급 양극화
▲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조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올해 시장에서 언급된 강남3구 분양가 상한제 단지 가운데 래미안 원펜타스에서는 시세차익이 최대 20억 원까지 예상되기도 했다.

래미안 원펜타스의 전용면적 84㎡ 최고 분양가가 23억3310만 원인 것과 비교해 당시(6월 말)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동일평형 실거래가는 43억 원을 기록했다. 아크로리버파크 해당 전용면적은 10월20일에도 42억8천만 원에 손바뀜했다.

이외에 모든 강남3구 분양가 상한제 단지들에서 볼 수 있는 시세차익은 최소 5억 원에서 최대 10억 원으로 관측된다. 

올해 청약 접수를 받은 단지 가운데 전국에서 최고 평균 경쟁률인 1110.35대 1을 기록한 경기 성남시 금토지구 A-3블록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 역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였다.

7월 분양한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는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전용면적 84㎡ 최고 8억6200만 원)에서 3~4억 원대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단지로 주목받았다.

올해 7월 공급된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의 전용면적 84㎡ 1세대 무순위, 일명 ‘줍줍’ 로또 청약에는 294만4780명이 몰리며 당시 청약홈 접속이 마비돼 접수 기간이 하루 연장되기도 했다. 이 물량은 2017년 분양가인 4억8200만 원에 풀려 10억 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됐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신축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사실상 일반공급 물량이 그리 많지 않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만 새 아파트가 공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2024년은 집값 회복 지역이 늘어나면서 로또 청약과 얼죽신 트렌드가 시장을 주도했다”며 “올해 강남3구는 우수한 입지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와 비교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일반분양 개시 단지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서울의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더욱 부각돼 청약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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