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로보택시 서비스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 대신 운전기사를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 라인업.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10월 공개를 앞둔 ‘로보택시’ 차량호출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며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는 대신 운전기사를 고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직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무인차량 운행을 구현할 만큼 발전하지 않았고 관련 당국의 승인을 받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4일 “테슬라가 로보택시 공개일을 2개월 정도 늦추면서 무엇을 발표하려 하는지를 두고 여전히 불확실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당초 로보택시 사업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8월8일 공개하려 했지만 디자인 변경 등을 이유로 들어 10월에 정식 발표를 예고했다.
로보택시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무인택시 차량호출 서비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차세대 주요 신사업으로 적극 홍보해 왔다.
투자자들도 로보택시의 성장 잠재력에 기대를 걸고 테슬라 주식 매수에 힘을 실었다. 포브스는 로보택시 공개일이 늦춰진 뒤 테슬라 주가가 크게 떨어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로보택시 사업화는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기술로 수익을 거두는 기업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데 중요한 계기로 꼽힌다.
그러나 테슬라의 현재 기술 수준과 인프라 등 약점을 고려하면 로보택시 사업 계획 발표는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실망감을 안기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포브스는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이 여전히 운전자의 주의를 필요로 하고 구글 웨이모와 같은 경쟁사와 비교해 시범주행 건수도 현저히 적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무인택시 서비스 운영을 위한 관련당국의 승인 절차도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테슬라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차량호출 플랫폼 잠재 경쟁사인 우버와 같이 운전기사가 차량을 운행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법인택시와 같이 테슬라가 차량을 저렴한 가격에 또는 무상으로 운전기사에 제공하며 승객을 태워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사업모델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이런 서비스에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면 실제 도로 주행으로 얻는 학습 데이터가 늘어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자체 보험 가입, 자동차 구매 가격 등 측면에서 충분한 장점을 갖추고 있어 차량호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증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완전 자율주행 기반의 무인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때까지 테슬라가 시간을 버는 동시에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호출 플랫폼 경쟁사의 점유율을 빼앗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테슬라 로보택시에 혁신적 자율주행 기술 도입을 기대하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사업 계획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브스는 “테슬라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들은 지금의 여러 약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차량호출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