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다양한 메타버스 활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메타버스를 활용해 환자를 치료하고 신약개발을 수행하는 시대가 왔다.
그동안 제약바이오 분야는 제조업이나 콘텐츠 등 다른 산업과 비교해 메타버스 활용이 더딘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플랫폼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제약바이오기업이 의료서비스 제공, 의약품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 메타버스를 접목하고 있다.
먼저 카카오헬스케어는 메타버스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근골격계 질환이나 심리 상태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헬스케어 이외에도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보유한 컬러버스와 스카이랩스, 자문을 제공하는 바임컨설팅, 건강관리 실증을 맡는 분당서울대병원과 고려대의료원 등이 카카오헬스케어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이 컨소시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관 ‘메타버스 선도 프로젝트’ 의료부문 사업자로 선정돼 내년 12월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다양한 헬스케어기업, 스타트업과 협력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늘리기로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계열사 SDB인베스트먼트는 의료 교육, 치료 및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미국 기업 비욘드메타버스에 투자했다. SDB인베스트먼트는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기업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한다.
비욘드메타버스는 현재 의료용 메타버스의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4월 남미에서 현지 의료기업과 협력해 확장현실(XR) 기반 수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교육센터를 열었다. 이 시설은 실시간 원격진료 상담을 수행하는 한편 수술팀 사이 원격 협업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종근당은 의약품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메타버스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아 ‘메타버스 팩토리’를 구춘하기로 했다.
메타버스 팩토리는 실제 공장과 동일한 환경을 사이버상에 구축하는 ‘디지털 트윈(쌍둥이)’ 방식으로 조성된다. 이 가상 공장에서 의약품 생산 관련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 실제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상할 수 있게 된다.
종근당 메타버스 팩토리는 2024년 2분기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예정됐다. 완성되는 시스템은 전시회나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 공개된다.
해외에서는 신약개발에 메타버스를 도입한 사례도 나왔다. 일본 쥬가이제약의 경우 신약 후보물질의 화학구조를 가상으로 관찰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보다 신규 화합물을 발굴하고 테스트하는 속도가 더 빨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도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은 회사 소개나 채용설명회, 마케팅 등 지엽적인 부분에 적용하는 데 그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메타버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약개발, 임상시험을 비롯한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EY는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면 디지털 트윈 모델이 실제 삶을 반영할 수 있을 만큼 현실적이고 정확해질 수 있다”며 “디지털 트윈 모델을 사용하면 훨씬 더 신속하고 안전한 임상시험이 가능해 의약품을 빠르게 시장에 출시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