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부터) 백종흠 키움증권 부장, 허태형 크래프트 테크놀로시스 부사장, 써니 정 로버트W베어드앤코 상무, 조지 테밀레스 드라이브웰스 아시아태평양 인바운드 트레이딩 팀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프랭크 데이비스 클리어스트릿 주식트레이딩 상무,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SOR(스마트오더라우터) 글로벌 세미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
[비즈니스포스트] 김학수 넥스트트레이드 대표가 내년 3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착착 사업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통해 주식 주문을 내면 이를 모아 매매를 체결해 주는 대체거래소 역할을 맡는다.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와 경쟁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저렴한 매매수수료와 빠른 매매체결 등의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고 넥스트트레이드가 한국 자본시장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3층 불스홀에서는 넥스트트레이드가 주최하는 ‘SOR 글로벌 세미나(복수 거래시장에서 증권사 경쟁력 강화)’가 열렸다.
SOR(스마트오더라우터)솔루션은 각 거래소의 시세를 직접 받아 통합 산출하고 신속하게 시장 상황을 파악해 유리한 거래체결을 돕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거래자는 가장 적합한 주문을 실행해 시장 영향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문이 전달된 곳과 실행 장소가 공개돼 주문 실행 과정의 투명성도 높아진다.
김 대표는 환영사에서 “최선집행의무를 구현하는 SOR은 증권사의 의무인 동시에 경쟁과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투자자의 주문 효율화와 수익률 제고 등을 목표로 증권사가 경쟁하는 SOR 경쟁 시대가 열릴 것이다”고 바라봤다.
최선집행의무란 자본시장법(68조)에 따라 투자자의 주문을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김 대표는 환영사에서 “대체거래소라는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백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관성을 이겨내고 새 단계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며 “넥스트레이드가 자본시장의 경쟁과 혁신 촉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내년 3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11월 증권사와 협업을 통해 대체거래소 모의시장을 먼저 열 계획도 세웠다.
넥스트레이드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투자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면서 적극적 투자가 이뤄지고 국내 자본시장 경쟁력이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거래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으로 크게 늘어난다. 오전 9시 이전 프리마켓과 한국거래소 장 마감 시간인 오후 3시30분 이후 애프터마켓이 개장된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비교적 유동성이 높은 800여 개 종목이 거래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거래도 계획돼 있다. 매매체결 수수료는 한국거래소(0.0027%)보다 20~40% 낮게 책정된다.
한국거래소는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로 출범한 뒤 68년 동안 매매체결을 포함한 거래소 기능을 단독으로 수행했는데 이제 넥스트레이드와 경쟁하는 것이다.
일본은 대체거래소에 해당하는 사설거래시스템(PTS)이 전체 주식거래량의 5~8%을 차지한다.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일본 정규거래소 일본도쿄증권거래소(JPX)가 보다 적극적 정보기술(IT) 투자와 함께 주문제도를 다양화하는 등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이날 세미나에서 “복수 거래시장은 주문유형 및 주문체결 조건 다양화, 거래비용절감, 유동성 증가, 암묵적 거래비용 감소, 거래관련 기술혁신 등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3년 안에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과 일본 등 대체거래소가 거래대금의 10% 안팎 수준을 담당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두고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28일 열린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거래시간이 늘어나면서 단타 매매를 부추겨 투기적 거래만 확보돼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사이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와 시세조종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매매체결 시설 사이 경쟁이 치열한 미국의 사례와 같이 기존 정규거래소 입지가 크게 약화하고 시장이 과도하게 분할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영리 기업화한 정규거래소가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면서 다양한 명목으로 거래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이날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2025년 초 복수 거래시장의 출범을 차질 없이 적극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통 금융관료 출신으로 2022년 11월 넥스트레이드 초대 대표에 올랐다. 1965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제34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발을 들였다.
재정경제부 의사총괄과장,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 등으로 일하다가 2010년 금융위로 자리를 옮겨 산업금융과장, 자본시장국장, 금융서비스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으로 일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