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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복권으로 경영 복귀 걸림돌 제거, 예술에 조예 깊고 공격적 스타일 경영 [2024년]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4-11-0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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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Who Is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이호진은 태광그룹 전 회장이다.

1962년 12월8일 부산에서 이임용 태광산업 창업주의 3남3녀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 대원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흥국생명에 이사로 입사한 뒤 1997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35살에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외삼촌인 이기화 전 회장이 사임하고 장남인 이식진 부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함에 따라 2004년 태광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받으면서 회장에 취임했다.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생활을 한 뒤 만기 출소했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와 관련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Former Chairman of Taekwang Group
Lee Ho-jin
경영활동의 공과
◆ 경영활동
[Who Is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가운데)이 2024년 5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실질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 복귀 앞두고 검찰 수사
이호진이 2024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2023년 8월 복권됐고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혐의가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조만간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2023년 태광그룹 내부 감사 중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의 업무상 배임, 직권남용, 업무 방해 등의 정황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김기유 전 의장은 2023년 8월 감사를 통해 여러 개인 비리 혐의가 적발돼 해임됐다. 태광그룹은 내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전 의장을 2023년 11월 횡령·배임 등으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김 전 의장은 비위 행위의 책임이 이호진에 있다면서 이를 경찰에 제보했다. 김 전 의장은 비자금 조성과 사용이 이호진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4년 11월 현재 해당 사건은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돼 있다.

앞서 이호진은 2021년 1400억 원대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아 징역형을 받았고 2023년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됐다. 이에 조만간 경영활동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이 강하게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암초를 만난 셈이다.

하지만 다시 이번 일로 검찰수사를 받게 되면서 경영 복귀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호진은 2011년 1월 섬유제품을 실제보다 적게 생산된 것처럼 조작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약 400억 원을 횡령하고, 골프연습장 헐값 매각과 한국도서보급 주식 헐값 매입 등을 통해 태광그룹에 97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2012년 6월 건강 문제로 병보석을 받아 약 6년 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뒤 2019년 징역 3년을 최종 확정받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한편 2024년 11월 현재 태광산업 대표 자리는 이호진의 측근으로 알려진 성회용 전 SBS 보도국장이 맡고 있다.

태광그룹은 2023년 12월17일 임원 인사에서 태광산업 신임 대표에 성회용 전 티캐스트 대표를 선임했다.

성회용 대표는 이호진 측근으로 거론되는 만큼 이호진 경영 복귀를 앞두고 태광산업이 ‘친정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성회용 대표는 이호진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으며 태광그룹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호진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태광그룹 150억 원대 부당대출사기 적발
태광그룹에서 150억 원대의 부당대출 사건이 발생했다.

이호진이 2023년 8월 복권된 뒤 태광그룹 내부에서 특별감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의 비위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태광그룹은 2023년 11월 내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기유 전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태광그룹은 김기유 전 의장이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의 청탁을 받고 당시 그룹 계열사인 고려·예가람저축은행 대표에게 15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의 지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는 고려·예가람저축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면서 토지담보부 차용 약정서와 차용증 이행 합의서를 가짜 서류로 만들어 제출했다.

대출금 약 150억 원 가운데 100억 원은 가짜 채권자 명의의 차명 계좌로 입금됐다.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는 100억 원을 본인 및 또 다른 차명 계좌로 전액 이체한 뒤 87억 원을 횡령해 주식에 투자하거나 자신이 운영하는 다른 법인 운영자금으로 전용하기도 했다.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는 남은 약 40억 원을 자기앞수표로 인출했고 이 가운데 1천만 원 수표 1매는 김 전 의장 부인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대출이 부실로 확인됨에 따라 예가람저축은행은 대출금 100억 원 가운데 94억 원을, 고려저축은행은 대출금 50억 원을 전액 손실 처리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검찰은 2024년 9월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도주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됐다.

2024년 11월 현재 김 전 의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태광그룹은 이 밖에 김 전 의장의 여성 프로골퍼 성추행, 골프장 공사비 부풀리기, 법인카드로 개인지출 대납 등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태광그룹은 2023년 8월 김기유 전 의장을 150억원 사기대출 등 여러 개인 비리 혐의로 해임했다.

한편 김기유는 해임에 반발하며 자신의 비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이호진에게 있다면서 경찰에 제보했다.

△주주 의견 전력 수용, 사내·외 이사 3명 선임
태광산업은 주주 의견을 전격 수용하는 등 경영 쇄신을 꾀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2024년 4월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에 추천한 3명의 사내·외 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태광산업은 김우진 서울대 교수와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를 사외이사로, 정안식 영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기업지배구조 분야 전문가로 태광산업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

이번에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추천한 이사 후보 3명이 모두 선임됨에 따라 전체 7명의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3명이 트러스톤자산운용 측 인사로 채워졌다.

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이 전격적으로 외부 주주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산업은 이번 이사 선임과 관련해 “이사회를 강화하고 주주와 쌍방향 소통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호진은 태광산업 지분 29.48%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태광그룹은 2017년부터 20개월에 걸쳐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계열사 수를 26개에서 22개로 축소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했고, 내부거래 논란도 대부분 해소했다.

당시 이호진은 14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병보석 기간 중이었다.

이호진은 지배구조 개선 작업 과정에서 자신이 소유했던 계열사들을 합병, 증여 등의 방식으로 정리했다. 이에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상당 부분 해소했다.

특히 이호진은 2017년 10월 자신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IT계열사 티시스(사업회사)와 서한실업, 동림건설, 에스티임 등을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그룹 전체에서 지배력을 확대했다.

여기에 2018년 4월1일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의 투자부문, 쇼핑엔티를 합병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에도 나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호진은 태광그룹의 지주사격인 티알엔을 통해 주요 계열사인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간소화됐다.
[Who Is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 태광산업 실적.
△‘오너 리스크’에 태광산업 실적 악화
이호진이 경영 일선에서 멀어져 있는 동안 태광산업 실적은 악화했다. 다만 2024년 들어 서서히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태광산업은 2024년 상반기 매출 1조1089억 원, 영업이익 6억6092만 원을 냈다. 2023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3.9% 줄었지만 영업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순이익도 89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6.6% 늘어났다.

태광산업은 2023년 연간 매출 2조2655억 원, 영업손실 994억 원을 냈다. 2022년 적자로 돌아선 영업손익은 2023년에도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순손익도 2023년 순손실 14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태광산업 영업이익은 이미 2021년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여왔다.

화학섬유 중심 기존 사업 모델의 수익성이 떨어지며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태광산업 측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석유화학 시장 불황이 이어지며 폴리에스터, 아크릴 등 주요 품목 매출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호진 구속 후 소극적 투자 행보
태광산업은 이호진 구속 이후 ‘오너 리스크’에 휘말리며 투자에 몸을 사렸다.

태광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오너 회장 부재'에 연이은 영업손실이 겹치면서 2024년 11월 현재까지 특별한 투자 행보를 보이지 않고있다.

앞서 태광산업은 2022년 12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향후 10년 동안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조 원은 석유화학 부문, 4조 원은 섬유 부문에 배정됐다.

다만 당시 태광산업은 투자 재원 마련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 및 자금 조달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태광산업은 2022년 투자 계획 발표 뒤 실제 집행한 첫 투자는 2024년 9월19일 진행된 울산 청화소다 관련 투자였다. 생산공장 증설에 1500억 원 투자했다.

이러한 소극적 투자 행보에는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석유화학 업계 자기 불황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태광산업이 영업손실을 내고 있던 만큼 투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충분할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 쪽은 2024년 10월 "태광산업은 충분히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고 투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다"며 "10조 원 투자 계획도 변함없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2024년 6월 말 기준 유동자산으로 1조9375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시도
이호진은 1997년 태광그룹 경영일선에 나선 뒤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

이임용 태광그룹 회장이 1996년 타계하기 전까지 46년 동안 무차입 경영 원칙을 지켰을 만큼 태광의 현금 동원력은 막강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인수합병에 나섰다.

이임용은 태광그룹 창업주로 이호진의 아버지다.

태광그룹은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섬유산업 중심이었으나 이호진은 뉴미디어와 정보기술(IT), 금융업 등에 진출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1997년 케이블TV ‘안양방송’을 설립하며 방송사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 종합유선방송(MSO) ‘티브로드’를 지역케이블TV 23개를 거느린 업체로 키웠다.

금융 쪽으로 흥국생명, 흥국화재,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등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보험에서 증권, 투신, 자산운용, 대출, 예금에 이르기까지 종합 금융서비스 회사로 성장했다.

이호진은 섬유·석유화학을 기반으로 금융업 확대, 종합유선방송 진출 등 공격적 경영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태광그룹 회장 올라
이호진은 2004년 1월 태광산업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앞서 아버지인 이임용 전 태광그룹 회장이 1996년 별세한 뒤 회장 자리는 이임용 전 회장의 처남인 이기화 당시 부회장이 넘겨받았다. 이호진의 맏형 이식진씨는 태광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2002년 이기화 전 태광그룹 회장이 사임하고 2003년 이식진 전 태광그룹 부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한 뒤 이호진이 태광그룹 회장을 맡게 됐다.

이호진은 1993년 흥국생명 이사로 경영일선에 등장한 뒤 1996년 11월 이임용 전 태광그룹 회장 별세 뒤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섰다.

앞서 이호진은 1997년 2월 태광산업 대표이사 사장, 대한화섬 사장에 올랐다.

△태광그룹이 걸어온 길
태광그룹은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석유화학 부문과 섬유 부문 및 기타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종속회사를 통해 방송통신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이호진은 태광산업 최대주주로서 주식 32만8189주(지분율 29.48%)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티알엔이 12만4908주(11.22%)를 보유한 대주주다. 그 밖에 이호진의 조카인 이원준씨가 8만3370주(7.49%)를 들고 있다.

2024년 10월29일 기준 태광산업 시가총액은 7204억 원이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018년 12월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횡령 등 혐의와 관련한 파기환송심 1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호진은 조속한 경영 복귀를 이뤄야 한다. 2023년 복권된 만큼 법적 걸림돌은 없다.

태광그룹은 충분한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그동안 공격적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등 국내 석유화학 업계 장기 불황도 대규모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과 이호진을 비교하는 시선도 있다.

이동채 전 회장은 2024년 8월 이호진과 함께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뒤, 같은해 9월 에코프로 상임고문에 선임되며 다시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의 비위로 촉발된 새로운 검찰 수사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이호진의 경영 복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유 전 의장이 자신을 둘러싼 비위 혐의를 이호진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 평가

이호진은 잇단 소송과 법정 출두로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얼굴이 널리 알려졌다.

앞서 이호진은 재계 총수들 가운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외부 노출을 꺼렸다.

이에 `은둔의 경영자`, `얼굴 없는 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런 면은 아버지 고 이임용 창업주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장 재직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에도 속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재벌 모임에도 얼굴을 내비친 적이 없다.

회장 당시엔 언론 인터뷰를 사절한 것은 물론 외부 공식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잇단 사법리스크로 좋지 않은 모습으로 공개되는 일이 잦아졌다. 병보석 당시엔 '황제 보석' 논란이 되며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6년 이호진을 둘러싸고 '황제 보석'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단 하루의 가석방도 없이 3년 동안 복역하고 만기 출소했다.

회장을 맡을 당시엔 회사에서 예의 바르고 아버지를 닮아 검소한 습관이 몸에 배어있었다고 평가됐다.

당시 그룹 경영면에서는 공격형 스타일로 평가받았다.

이호진은 회장 취임 뒤 유선방송 사업에 뛰어들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업계 1위에 올려 놓을 만큼 강한 추진력을 보였다. 종합편성사업자 선정에도 의욕적으로 참여하며 미디어사업에 의지를 보였으나 최종 탈락했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인수합병(M&A)을 성공해 내며 `인수합병의 명수'로 평가되기도 했다. 석유화학, 섬유 중심 인수합병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태광그룹을 계열사 50여 개를 보유한 재계 서열 30위권에 올려놓았다.

섬유업이 주력이었던 태광그룹의 업종을 미디어와 금융부문으로 확대하고 석유화학, 서비스, 레저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을 진행해 왔다.

이에 이호진이 경영에 복귀하면 태광그룹이 예전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호진은 영화, 미술, 음악 등 예술에 조예가 깊다. 흥국생명 사옥 앞 초대형 조각 `망치질 하는 사람'도 이런 배경에서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사고
[Who Is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2018년 12월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차 파기환송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유 전 의장의 고발로 다시 수사 선상에 올라
이호진은 2023년 8월 복권됐으나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자신의 비위 행위를 이호진에게 돌리기 위해 경찰에 제보하면서 다시 수사망에 들어갔다.

김기유 전 의장은 이호진이 2011년 구속된 뒤 태광그룹을 이끌어온 그룹 ‘2인자’였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은 부동산 개발 시행사 대표인 지인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2023년 8월 태광그룹 계열사인 고려·예가람저축은행 대표에게 150억 원 규모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대출을 청탁한 지인은 대출이 성사된 뒤 김기유 전 의장의 배우자 계좌에 1천만 원을 송금하기도 했다.

태광그룹은 2023년 8월 내부 감사를 통해 김기유 전 의장의 비위 사실을 적발하고 그를 해임했다. 이어 태광그룹은 2023년 11월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김기유 전 의장은 태광그룹에서 해임된 뒤 이호진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당국에 제보하면서 불똥이 이호진에게 튀었다.

경찰은 2023년 10월 이호진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호진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2024년 10월4일 “증거 인멸과 도주 염려가 적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2024년 11월 현재 해당 사건은 검찰의 손에 넘어가 있다.

△누나 이재훈과 10년 넘게 ‘남매 소송’
이호진은 누나 이재훈씨와 상속 재산을 놓고 10년 넘게 법적 공방을 진행하고 있다.

이호진의 아버지인 이임용 전 태광그룹 회장은 1996년 별세하며 “딸들을 제외하고 아내와 아들들에게만 재산을 주되 나머지 재산이 있으면 유언 집행자인 이기화 전 회장 뜻에 따라 처리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기화 전 회장은 이호진의 외삼촌으로 2019년 별세했다.

2010년 유언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나머지 재산’ 규모가 드러나며 남매간 분쟁이 시작됐다.

2010~2011년 검찰 수사와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임용 전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했던 약 400억 원 규모 채권과 주식이 공개됐다.

태광그룹 자금 관리인은 2010년 10월 차명 채권 400억 원을 모두 이호진 누나인 이재훈씨에게 넘겼다.

이에 이호진은 2012년 어머니를 통해 반환을 요청했으나 이재훈씨는 거부했다. 이에 이호진은 2020년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호진은 해당 채권을 단독 상속한 뒤 자금 관리인을 통해 이재훈씨에게 잠시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재훈씨는 유언 내용이 무효라고 맞서며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2023년 6월 "처분을 아무런 제한 없이 맡기고 있으므로 유언의 방식을 갖추지 못했다"며 "다만 이임용 전 회장 사망 시점부터 이호진이 채권을 실질적으로 점유했고 이재훈씨가 상속회복 청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 다툼의 대상이 된 채권은 이미 이호진 소유"라고 판결했다.

이재훈씨가 해당 채권과 관련해 다툴 생각이 있었다면 이임용 전 회장 사망 뒤 10년 안에 소송을 냈어야 한다는 취지로 400억 원을 모두 이호진 소유로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2심 재판부는 2024년 8월 이호진에게 돌아갈 돈이 153억5천만 원이라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나머지 재산’ 관련 이임용 전 회장의 유언은 유효하며 이기화 전 회장의 의사에 따라 이호진이 채권을 적법하게 물려받았다고 바라봤다.

다만 이재훈씨가 보유한 채권의 규모는 금융거래내역 등을 통해 명확하게 입증된 153억5천만 원만 인정하며 이호진에게 반환할 돈도 이 액수에 그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2024년 11월 현재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2023년 8·15 광복절 특별사면 통해 복권
이호진은 14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 관련 복역을 마친 뒤 2023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23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해 “이번 사면은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경제살리기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사면을 토대로 국가 전반의 활력을 회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정치사회적 갈등을 회복하는 국가적 화합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호진이 같은 해인 2023년 10월 비자금 조성 관련 혐의를 새로 경찰 수사를 받으며 특별사면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호진이 2023년 4월 횡령 등 혐의로 고발돼 있었는데도 광복절 특사 대상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사면복권은 헌법상 제도며 해당 사안은 이미 형기를 다 치른 상태에서 복권 문제였다”고 말했다.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형 선고 받아
이호진은 14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호진은 2011년 1월 섬유제품을 실제보다 적게 생산된 것처럼 조작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400억여 원을 횡령하고 골프연습장 헐값 매각과 한국도서보급 주식 헐값 매입 등을 통해 태광그룹에 97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구속기소됐다.

다만 2010년 검찰과 국세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던 중 2011년 간암 3기 판정을 받고 간의 35% 이상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호진은 2011년 검찰에 구속되면서 휠체어를 타고 수염을 기른 수척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면서 새롭게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호진은 재판 과정에 건강상의 이유로 2012년 6월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골프를 치러 다닐 정도로 건강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실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박범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2016년 9월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 본부와 함께 이호진의 병보석 재심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호진은 이후 불구속 상태로 계속 재판을 받았으며, 논란이 커지자 2018년 구속수감됐다.

이윽고 이호진은 2019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농지로 쓰겠다던 땅 골프장으로 둔갑
이호진은 2005년 강원도 춘천의 농지 27만㎡을 구매하면서 논에는 벼를 심고 밭에는 고추를 심겠다는 농업경영 계획서를 제출했다. 현행법상 수십만㎡ 이상의 농지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농업경영 계획서를 제출해 농지 취득자격을 증명해야 한다.

이호진은 2008년 3월 춘천시로부터 골프장 조성 인허가 결정을 받자 같은 해 5월에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동림관광개발에 농지를 넘겼다.

태광그룹은 “농업을 하기 위해 농지를 취득한 것 맞다”면서도 “하지만 농업전문가가 아닌 만큼 농사 직접 짓기가 쉽지 않아 일부를 농지은행에 임대하고 지역 주민에게 무상으로 사용하게 했다”고 해명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1993년부터 흥국생명보험 이사로 경영에 참여했다.

1995년부터 1996년까지 흥국생명보험 자산운용부문담당 상무이사를 맡았다.

1996년 아버지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가 타계하면서 1997년 서른다섯의 나이에 태광산업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같은해 대한화점 대표이사 사장에도 올랐다.

2004년 이식진 전 부회장이 지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경영권을 물려받고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재정경제부 장관자문기구 금융발전심의회 보험분과위원회 위원과 e채널 대표, 태광투자신탁운용 감사, 한국케이블TV수원, 안양, 천안방송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다. 한빛기남방송 이사와 한빛전주방송 이사, 서한물산 이사, 유덕물산 이사, 인천케이블TV 남동방송 이사 등도 역임했다.

2012년 법원의 판결을 6개월 정도 앞둔 시점인 2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회장에서 물러났다.

2019년 6월 징역 3년형이 확정되고 만기 복역했다.

2021년 10월 만기 출소한 뒤 2023년 8월 윤석열 정부에서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2024년 5월 서울경찰청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2024년 9월30일 이 사건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 학력

1981년 서울 대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1985년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87년 코넬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뉴욕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진형준 전 흥국투신운용 대표이사와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동창이다. 진헌진 전 티브로드 사장과 대원고, 서울대 동창이다.

◆ 가족관계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가 아버지, 이선애 전 태광그룹 상무가 어머니다.

이임용 창업주는 1921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보통학교를 마치고 일본에서 실업학교를 졸업했다. 1942년 귀국 후 같은 동네 유지 이송산씨의 맏딸 이선애 전 상무와 중매로 결혼했다.

이선애 전 상무는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와 이기화 전 태광그룹 회장의 누나이다.

면사무소에서 평범한 공무원으로 일하던 이임용 창업주는 부인이 부산에서 차린 작은 직물공장이 번창하자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1954년 부산 문현동에 설립한 태광산업은 나일론, 스판덱스 등 다양한 제품을 바탕으로 섬유업 호황기에 대규모 섬유업체로 성장했다. 특히 양모 대체품 아크릴 특수에 힘입어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였다.

이임용 창업주는 섬유사업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동양합섬, 고려상호신용금고, 흥국생명, 대한화섬, 천일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안정과 내실 경영을 중시하며 철저히 은둔형 경영을 해왔던 이 창업주는 1996년 7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 창업주가 작고한 뒤에는 이호진의 외삼촌 이기화 전 회장과 큰 형인 이식진 전 부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부산고와 서울대 화공과를 나온 이기화 전 회장은 창업 동지로 일컬어질 만큼 창립 초기부터 경영에 깊숙이 참여했다.

이기화 전 회장은 2019년 별세했다.

어머니 이선애 전 태광그룹 상무는 한국전쟁 직후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옷 장사를 해 마련한 종잣돈으로 직물공장을 세웠다. 태광 창업의 실질적 주역인 셈이다. 경영 전면에 나선 적은 없지만 자금 관리와 후계 구도 결정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한다.

이선애 전 상무도 2011년 검찰의 태광 비자금 수사에서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아들 이호진과 함께 구속기소돼 모자 동시 구속이라는 전례없는 사태를 맞았다. 이 또한 경영 전반에 걸쳐 깊숙이 관여해 온 때문이다. 그는 횡령 등의 혐의로 2012년 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선애 전 상무는 구치소 생활을 하다가 병을 얻어 여러 차례 형집행정지와 재수감을 반복했다. 그는 뇌경색 등으로 인한 치매와 관상동맥 협착증 등을 앓다가 2015년 5월 별세했다.

이호진의 두 형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큰 형인 이식진 전 부회장은 2004년 55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둘째 형 이영진씨는 1994년 사고로 사망했다.

이식진 전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태광산업 영업과장으로 있던 1975년 개인사업을 하던 진재홍씨의 맏딸 진임순씨와 중매 결혼했다. 이정아, 이성아, 이원준 등 1남2녀를 두었다. 유교적 관습을 따라 연애 결혼을 반대했던 이임용 창업주의 뜻에 따라 이호진 본인은 물론 형제들 모두 중매로 결혼했다.

큰 형 이식진을 제외한 형제들 모두가 정계 관계 재계 유력인사 집안과 혼사를 맺음으로써 여느 재벌가 혼맥에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다. 둘째 형 이영진씨는 1976년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의 막내딸 장옥빈씨와 결혼했다.

이호진의 부인 신유나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이자 신 총괄회장의 동생 신선호 일본산사스식품 회장의 맏딸이다. 슬하에 이현준, 이현나씨 등 1남1녀를 두었다.

큰 누나 이경훈씨는 LG그룹의 창업 멤버인 허만정의 막내아들 허승조 전 GS리테일의 대표와 결혼했다.

둘째 누나 이재훈씨의 남편은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장남 양원용 경희대 의대 교수이다.

양택식 전 시장 가문과의 혼인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노신영 전 국무총리, 김한수 한일합섬 창업주 등과 한 다리 건너 사돈 관계로 이어진다.

셋째 누나 이봉훈씨는 한태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전 회장과 결혼했다.

◆ 상훈

1999년 제33회 조세의 날 성실 납세자로 선정돼 재정경제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 기타

이호진은 2024년 6월30일 기준 태광산업 보통주 32만8189주(29.48%), 대한화섬 보통주 26만6183주(20.04%)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24년 10월30일 종가 기준 태광산업 2126억 원, 대한화섬 313억 원의 가치를 각각 가진다.

어록
[Who Is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안에서 성실히 답하겠다.” (2011/01/04,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로 가는 길에)

“TechTV의 프로그램 가운데 국내에 적합한 10개 프로그램을 선별해 시험방송을 시작하는 오는 9월4일부터 주당 5시간씩 내보내고 내년부터는 주 20시간씩 최신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TechTV가 외국인 출자 지분한도인 33% 범위내에서 e채널에 직접 투자키로 약정했다.” (2000/08/22, 정보통신 전문 케이블 채널인 e채널이 미국의 정보통신 전문방송국인 TechTV(전 ZDTV)와 프로그램 독점 공급 및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koreawho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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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혁
객관적인 자료인듯 썻지만 실상은 정확한 팩트체크나 명확환 정보없이 보도된 자료들만 모아서 입맛대로 결정한 기사같네요.   (2024-11-05 14:56:05)
태산태황

1. 대기업이 그룹 해임 경영자 뒷담화에 총력 집중
2. 십년가깝게 자타공인 총수 수족
3. 그룹내 옥상옥 임명하고 전권준게 총수
4. 총수 오판 144억 손실을 사방에 기사화
5. 수천 저축은행 고객이 금융사고에 경악
6. 흥국생명부터 금융사가 총수발 사고 반복
7. 작년에는 총수 촉법소년처럼 변명
8. 홍보실이 총수 망신 기사만 대량양산
   (2024-11-05 10:5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