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2026년 6월1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개발하고 설비를 확충하는 작업에 일본 정부의 투자금을 활용할 것이라는 상무장관의 발언이 나왔다.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용량을 2050년까지 현재의 4배로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일본 투자를 통해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12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미국 투자 기금 중 일부를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및 확장에 이용할 계획"이라며 "목표는 원자력 발전 기술을 향상시켜 전 세계 수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7월23일 미국과 관세 협상 과정에서 5500억 달러(약 83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합의했다.
이 기금은 일본 정부와 민간 자본이 미국 내 인프라, 에너지, 핵심 광물 등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닛케이아시아는 "러트닉 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이 이달 초 GE버노바와 히타치가 설계하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에 최대 400억 달러(약 60조 원)를 투자하는 방안과 관련해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SMR은 발전 용량이 300MW(메가와트) 이하로 기존의 대형 원자로와 달리 핵심 부품을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고 설치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력 발전 기술이다. 다만 대량 생산에 앞서 초기 원자로 건설 비용이 주요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러트닉 장관은 "SMR 기술 개발로 대규모 전력 공급망을 미국 전체에 구축하고 그 기술을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다"고 닛케이아시아에 말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일본이 조성한 펀드로 미국 SMR 설계업체인 뉴스케일파워에 250억 달러(약 37조9000억 원)을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일본이 미국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액수는 모두 10조 엔(약 95조 원)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인공지능(AI) 기술 발달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늘고 있어 미국 내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지난 10년 동안 세 배로 증가했고, 향후 5년 사이 현재보다 두 배 또는 세 배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2028년 미국의 전력 공급량이 수요량의 최소 80%까지 떨어질 수 있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병목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정책적으로 원자력 발전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23일 원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4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SMR 개발,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 100GW(기가와트)에서 400GW로 증량,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 추가 건설 등의 목표가 포함돼 있다.
다만 일본은 원자력 발전소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에 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아시아는 미국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 원자로는 미국 소유고 미국이 관리할 것"이라며 "일본은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유자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