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반등을 노린다.
중국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신차 출시를 준비 중인데,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중국 시장 재공략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현대차와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BAIC)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최근 영하 30도까지 떨어진 중국 헤이허에서 시험 주행 중인 위장 프로토타입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공개했다. <베이징현대> |
28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가 앞으로 중국에서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와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BAIC)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최근 영하 30도까지 떨어진 중국 헤이허에서 시험 주행 중인 차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위장 프로토타입 전기 SUV가 눈 밭에서 시험 주행을 하고 있는 짧은 영상이다.
코드명 OE로 불리는 이 차량의 공식 이름이나 사양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머지 않아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사업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중국에서 2016년 113만 대를 판매하면서 현지 연간 최다 판매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 한한령으로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꺾였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12만5천 대를 판매하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0.6%로 하락했다. 2023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43.8%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상하이모터쇼에도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부터는 현지 사업장을 축소하고,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주로 수출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 현대자동차가 중국 전용 전기 SUV로 출시될 차량이 중국 헤이허에서 시험주행 중인 모습. <베이징현대> |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중국 사업에서 발을 빼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12월에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BAIC)가 베이징현대에 각각 5억4800만 달러(8039억 원)씩, 모두 10억9600만 달러(1조6077억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투자금은 신기술과 신차 개발에 사용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상하이 첨단기술연구개발센터를 세웠다. 연구개발(R&D)센터는 전기차(EV),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SDV)(SDV)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 중국 현지 맞춤형 기술 연구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은 아이오닉5 N 단 한 종이다. 나머지는 모두 내연기관차 모델을 판매 중이다. 중국에서 실적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정치적 상황도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 대한 대응 느렸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아이오닉5 N이 고성능 모델인 만큼 중국에서 BYD(비야디) 등 저가형 전기차 모델과 경쟁하긴 어렵다.
현대차가 새로 내놓는 전기 SUV는 10만~15만 위안(2017만~3025만 원)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2천만 원대 가격이면 BYD 차량들과도 충분히 경쟁해 볼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가 중국에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하고 신차까지 출시하면서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국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거대 자동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전기차 모델이 분위기를 바꿀만한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 전용 제네시스 전기차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5년 안에 중국 공장에서 제네시스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지앙 제네시스 중국법인장은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한국의 현대차 연구개발(R&D)팀이 중국 소비자 요구에 맞춰 차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