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 원자력 잠수함 'USS 미네소타'가 호주 서해안 일대를 항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가 안보 환경도 바꿔 해양에서 적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각) 이코노미스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대학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가 합작해 내놓은 분석 결과를 인용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 염도 변화로 해양에서 잠수함을 탐지하는 일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심해에서 활동하는 잠수함은 그 특성상 소리를 통해서만 탐지할 수 있다. 하지만 해수의 염도 농도가 변화해 소리가 전달되는 패턴이 바뀌면 세계 각국은 적국의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1970~1999년 심해에서 소리가 어떻게 전달됐는지를 조사했다. 여기에 선별된 기후 시나리오에 맞춰 산출한 2070~2099년 해양 환경에서 소리 전달 방식이 어떻게 바뀌는지 파악해 과거 자료와 비교했다.
그 결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 잠수함들이 주로 활동하는 북대서양과 서태평양 일대 해역에서는 잠수함 탐지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프랑스 앞바다 비스케이만 일대에서는 과거에는 60km에서 탐지할 수 있었던 잠수함이 미래에는 20km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극지방 빙하가 녹아 해수 염도가 낮아지면서 소리 전달 능력이 낮아지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연구진은 해양 조건이 다른 동해 일대에서는 오히려 탐지 거리가 길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과거에는 10km 안에서도 식별하기 어려웠던 북한 잠수함은 미래에는 45km 밖에서도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두고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후정책이 후퇴하고 있음에도 이는 현실화 가능성이 가장 낮을 것으로 평가되는 시나리오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럼에도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변화 추세에는 주목할 만하다"며 "연구진은 바닷속에서 적을 탐지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