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MBK·영풍 연합의 주장을 '사실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5개월 넘게 국가기간산업을 하는 고려아연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며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임직원에게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또다시 사실을 왜곡해 ‘내로남불식’ 주장을 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 고려아연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개인 지배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MBK·영풍 연합의 주장을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17일 고려아연의 지난해 3분기 지급수수료가 2분기보다 3배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MBK 측은 이를 최윤범 회장의 개인의 경영권 분쟁 방어를 위한 비용을 회사가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감사업무 요청서를 전달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은 최 회장이 개인 지배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며 비방전에 또다시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K·영풍의 경영권 인수시도를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규정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의 기습적인 공개매수로 시작된 분쟁이 적대적 인수합병이라는 점은 국민 인식을 넘어 법적으로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현 경영진과 이사회가 반대하는 인수합병은 명백한 적대적 인수합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정부도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했다”며 “금융당국에선 단기차익을 목표로 경영하는 사모펀드가 20~30년의 관점으로 경영해야 하는 산업자본을 인수하는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사실은 MBK·영풍 측이 사적 이익을 위해 불필요하게 적대적 인수합병을 일으켰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MBK·영풍의 행태도 문제삼았다.
고려아연 측은 “국가기간산업을 무리하게 적대적 인수합병하기 위해 온갖 소송 등을 제기하며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관련 내용을 지적하는,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에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황당함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는 영풍은 사업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금을 마치 ‘깨진 독에 물 붓기’처럼 다른 곳에 낭비하며,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 연대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MBK·영풍이 경영권을 인수하면 투자금 회수과정에서 사업경쟁력이 악화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적대적 인수합병이 성공하면 핵심 자산 매각, 대규모 현금 유출, 신사업 차질과 경쟁력 훼손 등의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으로 전략·핵심 광물 확보와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요구받는 때에 희소금속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국익을 지키기 위해 고려아연 이사회와 경영진은 아연, 연 등 주요 산업 소재와 니켈 등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안티모니와 인듐 등 전략핵심 광물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이 사모펀드의 이익 회수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한 영풍 지분 확보는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2024년도에만 순손실을 2000억 원 이상 내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영풍의 경영 정상화에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의 자산이 사용되지 않도록 적대적 인수합병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와 경영진이 반대하는 적대적 인수합병을 저지하기 위한 모든 합법적 조치와 노력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많은 판례에서 인정하고 있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선메탈코퍼레이션은 지난 1월22일 영풍 주식 10.3%를 매입해 순환출자구조(영풍→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선메탈코퍼레이션→영풍)가 만들어졌다. 다음날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는 상법을 근거로 들며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고려아연은 “선메탈코퍼레이션은 세계 6위의 제련소로, MBK·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이 성공할 경우 해외 사업과 호주 계열사의 사업 축소로 에너지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자체적 판단으로 영풍 주식을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영풍 주식을 시가보다 30% 낮은 가격에 매입했으며, 향후 소액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정책 요구에 따른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재무적·투자적 측면에서 합리적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허위사실 유포와 사실 왜곡으로 국가기간산업을 흔들고 훼손하려는 MBK·영풍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고려아연의 임직원은 세계적 불확실성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