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류 회장은 한국의 기업 환경이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시절보다 더 어렵다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엔비디아와 TSMC에 역전당한 것은 위기의 징후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경협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제64회 정기총회를 열고 류 회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류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며 39대에 이어 40대 회장으로 한경협을 2년 더 이끌게 됐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국이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더 솔직한 표현은 갈림길이 아닌 벼랑 끝”이라며 한국 경제 위기를 강조했다.

특히 제도적 뒷받침이 되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제도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인 시대에 우리 기업 환경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하고, IMF 위기 때보다 못하다”며 “낡고 과도한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저출생과 주력산업 노후화로 기초체력이 고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산업 육성 법안들은 국회에서 표류하고, 정치적 갈등이 국민통합을 가로 막고 있다”며 “상법 개정안 논의도 이사회 정상적 운영을 어렵게 하고, 해외 투기자본이 손쉽게 경영권을 공격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미국 엔비디아와 대만 TSMC에 역전당한 것은 한국경제 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위기를 맞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며, 위기 징후들은 수없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국가와 국민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기업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고, 국민소득도 없다. 기업 위기가 국민의 위기고 국가의 위기”라며 “성장엔진을 되살릴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 국민의 단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한경협은 위기 극복을 위한 올해 3대 중점 사업으로 성장동력 확충, 트럼프 2기 대응, 민생경제 회복을 꼽았다.

이어 류 회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만날 방미 사절단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한경협으로 새출발한 2023년 첫 회장직을 맡았다. 그는 당시 전경련을 떠났던 삼성전자, SK, LG, 현대차 등 4대 그룹을 한경협 회원사로 복귀시키며 협회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이날 협회 정기총회에서는 46개 신규 기업이 새 회원사로 가입했다.

특히 KT, 네이버, 카카오, 두나무, 한국IBM 등 IT 기업의 합류가 잇달았다. 또 SK하이닉스, 포스코, 고려아연, HS효성, 진에어, 한국투자금융지주 등도 가입을 확정했다.

이외에  하이브, 오아이스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이커머스 기업들도 한경협에 가입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