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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유통공룡 롯데 부활의 몸짓, 강성현 나영호 앞세운 신동빈 용인술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11-2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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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롯데는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유통 공룡’이다. 하지만 쿠팡의 등장 이후 이커머스 시대가 도래한 다음부터는 제대로 변화하지 못하고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유통 분야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롯데그룹은 13년 동안 지켜오던 재계 순위 5위 자리를 포스코에 내주기도 했다. 

이런 롯데의 유통 사업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 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 산업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지만 백화점 부문을 제외한 롯데의 다른 유통 사업들은 기나긴 동면에서 빠져나와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특히 롯데의 부활을 신동빈 회장이 발탁한 두 사람의 CEO가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신동빈 회장의 용인술이 롯데를 살려낼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롯데마트, 롯데슈퍼를 책임지고 있는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겸 롯데슈퍼 대표다.

강 대표는 글로벌 경영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유통/소비재프로젝트 팀장으로 일하다가 2009년 롯데로 이직한 인물로, 2020년11월까지는 롯데네슬레 대표를 맡고 있었다.

이후 신동빈 회장이 2021년 강 대표에게 롯데마트 대표를 맡겼고, 올해부터는 롯데슈퍼 대표도 겸직하도록 했다.

롯데쇼핑의 전체 매출 가운데 할인점부문(롯데마트)의 매출 비중이 약 40%, 롯데슈퍼가 약 9%라는 것을 살피면 사실상 롯데 유통사업의 절반 정도를 강 대표한테 맡긴 것이다. 신 회장의 ‘전폭적’ 신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신 회장의 이런 신뢰는 올해 완벽한 성과로 돌아왔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1~3분기에 영업이익으로 각각 800억 원, 270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각각 89.9%, 1496% 증가한 수치다. 물론 2022년이 좀 많이 안 좋았던 탓도 있지만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계속 좋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을 살피면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롯데슈퍼는 2016년 마지막으로 영업이익 14억 원을 낸 뒤 2022년까지 무려 6년 동안 영업적자에 시달려왔는데,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 270억 원을 내면서 올해에는 7년 만의 영업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강 대표가 맡고 있었던 2022년에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 번째 주인공은 바로 나영호 롯데온 대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살아났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겠지만 롯데온은 사실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날아올랐다고 하기에는 조금 어렵다. 

롯데온은 2021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무려 10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도 쿠팡, 네이버, 쓱닷컴, G마켓, 11번가에 이어 6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2022년 4월 런칭한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시작으로 특정 상품 카테고리, 즉 전문관에 힘을 싣는 ‘버티컬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를 롯데온의 특징으로 삼아 조금씩 비상을 준비해나가고 있다.

방금 이야기했던 것처럼 롯데온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는 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폭은 계속해서 줄었다. 특히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38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50억 원 줄어들면서 4분기 연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은 적자를 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롯데온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이다. 롯데온은 올해 10월 롯데온은 가수 겸 방송인 이효리 씨를 모델로 내세운 새 광고를 공개했는데 이 광고의 효과가 굉장히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에서 선공개했던 광고의 티저 영상 조회수는 11월27일 오전 기준 371만 회, 본 광고의 조회수는 967만 회다. 

롯데온은 새 광고 송출과 함께 ‘브랜드 판타지’ 행사를 시작했는데, 롯데온에 따르면 행사 첫 일주일 롯데온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정도 증가했다. 당연히 이벤트 덕분도 있겠지만, 광고의 힘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엄청난 효과다.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적자폭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롯데온은 적자를 내고 있고,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도 ‘유통 공룡’이라는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올해 롯데그룹 연말 임원인사다. 

롯데마트와 슈퍼를 이끌고 있는 강성현 대표는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기도 해서 아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지만, 나영호 롯데온 대표와 관련해서는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온이 최근 비상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 대표가 2021년부터 롯데온을 맡고 있으면서 2년 넘게 고전했던 것 역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영호 롯데온 대표의 연임 여부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나 대표가 연임된다면 신 회장은 현재 롯데온의 실적 개선 상황과 나아가려는 방향, 나 대표의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 될테고, 만약 나 대표가 교체된다면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세계 등 다른 유통 공룡들의 임원인사가 대부분 완료된 상황에서 아직 롯데그룹은 임원인사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과연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어디에 있을지, 그리고 롯데라는 유통 공룡은 쿠팡, 이커머스의 도전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국내 유통산업을 지배할 수 있을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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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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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구
이마트보다 롯데 마트를 자주간다 예전마트에 입정할려면 뒤돈로비 항상 따라다녓다고 알고있다 그래서 한품목에 여러 브랜드를 입점안시키는 꼼수가있었다 돈받고 밀어주는 그러나 지금 경쟁시대에 바로잡지안으면 도태된다 여러가지 브랜드를 런칭해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불러야 한다 오징어채가 대표적 다들 아시겟지만 마트것 비싸기만하다 왜 그런지 몰라도 그런 품목이 한두가지가 아님 왜 그브랜드를 독점브랜드로 내세우는 이유를    (2023-11-29 17:4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