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산업 압박에도 중국시장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기업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에 반감을 느끼면서도 이를 정면으로 반박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반도체기업이 미국의 의도에 맞춰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8일 “미국의 동맹국에 소속된 반도체기업들은 미중 갈등 상황에도 중국시장에서 실적을 늘릴 방법을 꾸준히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반도체 장비업체 넥스틴이 중국 우시에서 현지 당국과 협력해 반도체 검사 장비 제조공장을 신설하기로 한 점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과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중국에 투자 및 거래 중단을 압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국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다수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중국을 반도체 최대 수출국으로 두고 있어 미국의 압박으로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기업이 이미 중국에 막대한 투자를 벌인 만큼 미국의 요구에 맞춰 중국시장에서 점차 손을 떼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 시안에 운영되는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공장에는 현재까지 150억 달러(약 20조 원)에 이르는 금액이 투자됐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에 다수의 생산 공장을 운영한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내용을 전하며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이 60%에 달한다는 집계 결과도 전했다.
이처럼 한국 반도체 산업이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중국과 거래 축소를 압박하는 미국 정부의 요구는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의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한국을 미롯한 미국 동맹국 소속 기업들은 미국에 정면으로 반박할 수 없지만 ‘소리 없는 반감’을 강력하게 품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시장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중국과 거래를 지속하려 하고 있지만 미국의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중국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오히려 중국에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중국을 향한 미국 정부의 압박은 여러 기업들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