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의 가파른 주가 상승이 미국 증시에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투자은행 블랙록의 분석이 나왔다.
증시가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이미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일부 종목의 주가 상승세에 가려져 이런 상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의 가파른 주가 상승이 불러온 '착시효과'를 제외한다면 미국 증시가 올해 초보다 오히려 하락한 상태라는 투자기관 블랙록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
증권전문지 마켓인사이더는 1일 블랙록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증시 S&P500 지수에서 대형 기술주를 걷어내고 나면 미국 경제 위축의 민낯이 드러난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가 이미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이런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마켓인사이더는 엔비디아와 애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주가 상승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5월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64%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37%, 애플 주가는 42%, 아마존 주가는 41%, 알파벳 주가는 38%의 상승폭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들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S&P500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이른다. 따라서 다른 종목 주가가 떨어져도 이들의 주가 상승이 전체 지표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S&P500 지수는 올해 초부터 5월까지 약 9% 상승했다.
그러나 블랙록은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에 시가총액을 무시하고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한다면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1% 이상 떨어진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부 기술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한 착시현상을 제외한다면 미국 증시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블랙록은 현재 미국 증시에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되어 있는 상태라고 바라봤다.
주요 기술주의 가파른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증시 상황도 단기간에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블랙록은 “다수의 투자자들은 이미 미국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를 자세히 살펴본다면 성장 둔화에 관련한 부정적 전망을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