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이 TV시장의 회복 조짐에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웹OS를 앞세우는 경영전략을 펼쳐 실적개선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 TV사업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 수요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이런 우호적 분위기 속에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웹OS를 앞세워 TV사업 반등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증권업계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웹OS를 활용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TV 수요를 확대하고 부가적 매출도 노리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웹OS는 LG전자의 생활가전, TV 등에 들어가는 자체 운영체제로 광고 플랫폼으로서 역할도 함께 한다.
TV를 시청할 때 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유료로 구독하는 한국 시청자들과는 달리 유럽 등 해외 시청자들은 스마트TV에서 웹OS를 통해 유튜브처럼 광고를 본 뒤 원하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TV사용 패턴의 차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웹OS와 같은 플랫폼이 TV 구매에서 큰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전 세계 1천개 이상의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협력하면서 웹OS 플랫폼에 다양한 볼거리를 탑재해 소비자들의 TV 구매를 이끌어내고 있다.
더욱이 웹OS가 더욱 활성화될수록 LG전자에게는 광고에 따른 부가적 콘텐츠 매출도 늘어날 수 있는 구조라 수익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LG전자는 TV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2022년 웹OS를 통한 광고 콘텐츠 매출이 3천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해 1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박형세 부사장은 올해 광고매출 5천억 원, 내년에는 7천억 원, 2025년에는 1조 원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LG전자의 웹OS를 통한 ‘광고시청 조건 무료콘텐츠’의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며 “웹OS의 편의성을 앞세워 TV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시청경험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TV시장에서 LG전자가 마주한 환경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TV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위축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LG전자의 주력시장인 유럽에서 훈풍이 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은 난방과 발전연료로 천연가스를 많이 쓰는데 지난해 겨울 이상고온으로 따뜻한 겨울을 만나면서 에너지 소비가 줄어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실제 유로존의 소비자신뢰지수는 2022년 9월 역대 최저치인 –28.8까지 떨어졌지만 2023년 1월 –20.9까지 반등하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자동차 등록대수도 회복되고 있어 대표 내구재인 자동차 수요의 반등을 고려하면 TV 수요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운임비도 안정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LG전자 TV사업의 수익성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상물류비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지난해 1월7일 5109.6포인트를 나타낸 뒤 지속해서 하향세를 보여 올해 2월24일에는 946.68포인트까지 내려왔다.
또한 TV와 가전사업의 수익성을 담보하는데 중요한 요소인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올해 2월24일 기준 톤당 129.5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바닥을 찍은 뒤 다시 소폭 반등하는 모양새지만 지난해 3월의 톤당 159.79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가격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앞으로 하향세를 지속적으로 그리면서 올해 4분기에는 톤당 96.92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현물가격도 올해 3월1일 기준으로 톤당 9066.5달러를 나타내며 지난해 3월4일보다 13.3%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기존 전망보다 개선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사업인 가전과 TV수요는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과 물류비용의 안정세 등 비용 개선 추세에 따른 효과가 우선적으로 반영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