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기존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 서울 금천점과 영등포점을 재단장해 롯데마트맥스로 출범하려던 계획이 최근 연기됐다.
롯데마트는 애초 빅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을 올해 상반기 안에 롯데마트맥스로 리뉴얼해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포털사이트 등에 게시된 빅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의 이름은 현재 롯데마트맥스 금천점,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으로 바뀌어 있다.
하지만 실제 점포의 외관이나 내부 인테리어 등을 롯데마트맥스로 바꾸는 작업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롯데마트 기존 점포의 재단장과 롯데마트맥스 변경 등을 포함해 점포 10곳가량을 리뉴얼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인테리어 공사 등 여러 일정을 고려하다 보니 빅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의 롯데마트맥스 리뉴얼 계획이 잠시 뒤로 밀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말까지 빅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을 롯데마트맥스로 바꾸는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정은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롯데마트맥스 서울 진출의 속도 조절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가 롯데마트맥스의 첫 공략 대상으로 꼽은 지역은 호남권과 경남 창원이었다. 경쟁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무주공산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함이었다.
롯데마트맥스는 올해 1월 호남권인 목포와 전주, 광주에서 차례대로 문을 열었으며 3월에는 경남 창원에서도 선을 보였다.
강 대표의 전략은 적중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롯데마트맥스로 탈바꿈한 1~5월 기준으로 전주송천점과 광주상무점, 목포점, 창원중앙점의 매출은 2021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50%, 30%, 200% 증가했다.
특히 롯데마트맥스 창원중앙점은 리뉴얼 전만 하더라도 길 바로 건너편에 있는 이마트에 밀려 고객들이 잘 찾지 않는 매장이었으나 재단장 이후 고객의 방문이 급증하며 판도를 뒤집었다.
강 대표에게 롯데마트맥스의 서울 공략은 호남, 창원 공략과 완전히 다른 얘기다.
서울은 이미 코스트코와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시장을 굳건히 장악하고 있다. 과거 롯데마트의 빅마켓 사업이 실패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양강구도를 비집고 들어갈 만한 전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강 대표는 기존 일정에 맞춰 서울에 롯데마트맥스를 진출시켰다가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 자칫 호남과 창원에서 거둔 성과마저 빛이 바랠 수도 있는 만큼 전략을 재점검하면서 진출 시기 등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롯데마트맥스에 방문해야만 살 수 있는 인기 있는 단독상품을 3개만 연달아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러한 단독상품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코스트코와 이마트트레이더스가 각각 자체브랜드(PB)인 커클랜드와 노브랜드로 단독상품을 여럿 선보이며 고객들의 선택을 받은 만큼 롯데마트맥스도 이러한 단독상품에 공을 들이겠다는 것이다.
꼭 자체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외국 제조사의 상품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단독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롯데마트 관계자는 덧붙였다.
고객 반응이 뜨거운 롯데마트의 와인전문점 ‘보틀벙커’의 입점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국에 있는 롯데마트맥스 점포 4곳 가운데 광주상무점과 창원중앙점에는 보틀벙커가 입점해 있다. 창원중앙점의 보틀벙커는 입점 소식이 알려진 뒤 고객들이 이른바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행위)’을 했을 정도로 고객 반응이 뜨거웠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보틀벙커의 향후 롯데마트맥스 입점과 관련해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