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6-22 12: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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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피앤이와 제이엔케이히터가 정부의 친환경차 충전소 보급 확대정책에 수혜를 볼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2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가 전기차 충전기 의무설치를 확대하고 수소충전소는 도시공원·그린벨트에도 설치를 허용하기로 해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하는 원익피앤이와 현지 공급방식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제이엔케이히터가 사업기회를 더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왼쪽부터)원익피앤이와 제이엔케이히터 로고.
정부는 2021년 들어 친환경차 충전소 보급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월25일 발표한 ‘친환경차 보급 가속화를 위한 핵심규제 개선방안’이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거주지·직장 등 생활거점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확충하고 △친환경차 전용주차구역을 확대하며 △전기차 전용구역 주차금지·충전방해 단속을 강화하고 △수소충전소를 도시공원과 그린벨트 안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시 열린 제5차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에서 “2021년 친환경차 30만 대시대 목표 달성을 위해 충전·이용·주차 중심 10대 과제를 중점 개혁하겠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2월1일 열린 제4차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에서도 “주유소보다 편리한 충전환경 조성을 목표로 2021년 전기차 급속 충전기 3천 개를 확충하겠다”며 “설치비용이 높아 민간의 자발적 설치가 어려운 급속충전기는 공공부문이 이끌어 2280개의 급속충전기를 직접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원익피앤이와 제이엔케이히터가 사업을 더욱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익피앤이는 2차전지 제조 공정 가운데 마지막 단계인 화성공정 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화성공정은 배터리의 충방전과 수명검사를 통해 불량셀을 선별하는 공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3사 뿐 아니라 중국 EVE에너지,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주요 고객사들의 생산능력이 2023년까지 추가로 251기가와트시(GWh) 늘어나면서 수주잔고도 확대돼어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기업인 원익홀딩스가 2020년 10월 1천억 원을 들여 원익피앤이의 지분 35.1%를 인수했다. 그리고 2021년 3월 피앤이솔루션에서 원익피앤이로 이름을 바꿨다. 원익홀딩스가 최대주주가 돼 사업 다각화와 고객사 확보 등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익피앤이는 자회사인 피앤이시스템즈 지분을 4월5일 기존 35%에서 60%로 늘리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피엔이시스템즈는 2014년 피앤이솔루션에서 물적분할 된 기업으로 전기차 충전인프라와 전자장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급속 및 완속 전기차용 충전기를 모두 생산할 수 있으며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가운데 해외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은 피엔이시스템즈와 시그넷이브이 두 업체 뿐이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익피앤이는 주요 고객사의 생산능력이 251기가와트시가 추가로 늘어 7800억 원가량의 장비 수주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원익피앤이는 피앤이시스템즈 지분을 늘리며 전기차 충전기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피앤이시스템즈의 2020년 매출 가운데 80%가 급속충전기인 점을 고려하면 충전인프라 확대의 수혜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제이엔케이히터는 1998년 대림엔지니어링 히터사업부에서 분사하면서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가열로 엔지니어링이다. 산업용 가열로는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원유정제에 쓰이는 핵심설비다.
제이엔케이히터는 산업용 가열로 기술을 바탕으로 소형 수소 추출기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2013년부터 국책과제로 연구개발에 착수해 천연가스개질형 수소추출기 개발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현지공급방식의 수소 충전소 구축을 하고 있다.
서울 상암, 인천공항, 김포, 안산, 광명 등 다양한 지역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2021년 1분기에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로부터 서해안고속도로 함평천지휴게소 수소충전소 설비공급계약도 체결했다.
하이넷은 한국가스공사와 현대차 등 13개사가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이 2018년 특수목적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2019년 3월 공식 출범했다.
수소충전소는 수소 공급방식에 따라 추출수소나 수전해 수소를 이용하는 현지공급방식(On-site)과 부생 수소를 이용하는 중앙공급방식(Off-site)으로 구분된다. 현지공급방식 수소충전소는 내부에 수소 추출기를 자체적으로 설치해 수소를 생산해 공급한다.
중앙공급방식은 석유화학·철강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해 비용측면에서 이점이 있으나 운송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현지 공급방식은 수소 운송비용은 발생하지 않으나 초기 설치비용이 높다.
정부가 수소로드맵을 통해 수소충전소를 2022년 310개소에서 2040년 1200개소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중앙공급방식과 현지공급방식의 수소충전소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 조달이 어려운 지역에 현지 공급방식의 수소충전소를 건설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이엔케이히터는 2021년 매출 1700억 원, 영업이익 85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히터부문 1300억 원과 수소부문 500억 원 등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이엔케이히터는 국내 유일한 독자적 수소추출기 생산업체로 수소충전소 현지공급방식의 설계·조달·시공(EPC)사업 경험이 있다”며 “2021년부터 수소충전소 발주가 큰 폭으로 증가해 수소부문 매출이 2025년 1400억 원가량으로 2021년 목표치보다 3배 가까이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