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도 테스나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나 이미지센서 검사사업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지센서사업 확대에 고삐를 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테스나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새 이미지센서 검사용 장비를 취득한다.
새 장비를 확보하는 데 324억 원을 들인다. 테스나의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 306억 원보다도 큰 규모의 투자다.
테스나는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후공정에 해당하는 검사(테스트)사업을 펼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무선주파수 칩(RF) 등 SoC(시스템 온 칩), 이미지센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스마트카드용 집적회로(IC) 등 다양한 반도체를 웨이퍼 단계와 패키지 단계로 나눠 정상 작동 여부를 검사한다.
이에 앞서 테스나는 지난해 11월 282억 원 규모의 CIS공장 증설투자도 마쳤다.
최근 3년 동안 이종도 사장이 결정한 투자는 모두 이미지센서 검사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돼 있다.
테스나 관계자는 “올해 진행하는 검사장비 신규취득 투자는 증설공장에 장비를 입고하기 위한 것이다”며 “자세한 내용은 고객사와 관련한 사항인지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테스나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주요 거래처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업계나 증권업계는 테스나의 이미지센서 검사 투자가 두 고객사의 이미지센서사업 확대 움직임과 맞닿아있을 것으로 본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테스나의 고객사들은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 가운데 일부를 이미지센서 생산라인으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며 “테스나는 새 장비 취득을 통해 검사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 점유율 2위 회사다. 올해는 경기도 화성사업장의 D램 13라인을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통해 1위 소니와의 격차를 더욱 좁힌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에서 소니가 49.9% 점유율을, 삼성전자가 10.6%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점유율 격차는 39.3%포인트였다.
지난해는 소니가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 점유율 45.1%로, 삼성전자가 19.8%로 각각 집계됐다. 격차가 25.3%포인트까지 좁혀지는 등 삼성전자의 추격이 매섭다.
SK하이닉스는 현재 0.7um(마이크로미터) 픽셀의 이미지센서를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에서 입지가 그다지 탄탄하지 못한 후발주자다. 약점 극복을 위해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뿐만 아니라 보안카메라, 차량용 카메라, 바이오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이미지센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테스나의 고객사들이 이미지센서사업 확대에 고삐를 당기면서 테스나의 실적을 향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테스나는 2020년 개별기준 매출 1325억 원을 거둬 처음으로 매출 1천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45.2% 늘어난 1924억 원을 낼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테스나의 올해 매출이 2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바라보는 증권사들도 있다. 현대차증권은 테스나의 올해 매출을 2120억 원으로 예상했다.
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테스나는 국내 이미지센서사업 확대국면에서 최대 수혜자”라며 “이미지센서 검사사업이 올해 실적 증가를 이끌 것이다”고 전망했다.
테스나는 2011년부터 두 차례 상장에 실패한 뒤 2013년 10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 사장은 상장 3수를 앞둔 2013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 “두 번의 코스닥 상장 실패 이후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며 “앞으로 시스템반도체 테스트시장에서 최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두 대형고객사의 이미지센서사업 확대 움직임은 이 사장의 다짐을 현실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종도 사장은 1963년 태어나 한양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단국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SK하이닉스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2002년 테스나를 설립했다. 테스나는 국내 최초의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외주 전문회사다.
이 사장이 테스나를 설립할 당시만 해도 국내 반도체시장은 메모리반도체 위주였고 시스템반도체는 테스트를 담당할 후공정회사가 존재하지 않았다. 시장의 선구자인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