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5-07-01 15: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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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증권이 차기 수익원으로 인도시장을 지목하고 나서 금융투자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는 국내 증권사의 인도시장 진출이 턴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SK증권은 최근 인도 대형 증권사와 손을 맞잡았다.
1일 SK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인도 ICICI증권과 전략적 기업금융(IB) 협력을 체결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ICICI증권은 1955년 개발 전문 금융사로 출발해 인도 거대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한 ICICI 그룹의 계열사다.
인도 금융 사기업 가운데서는 현재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은행, 보험, 자산관리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ICICI증권은 기업상장과 블록딜, 유상증자 등의 분야에서 다수의 딜을 주관하는 등 인도 내 최상위 수준의 종합 금융투자사로 평가된다.
SK증권과 ICICI증권은 앞으로 한국과 인도의 역외 IB 비즈니스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공개, 인수합병, 구조화금융, 기관투자자 유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동 자문 및 딜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한정호 SK증권 글로벌사업부 대표는 "세계 1위 인구 규모와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핵심 신흥국인 인도 시장과의 전략적 연계 통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ICICI 증권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은 물론, 인도 내 유망 기업 및 투자자의 한국 자본시장 접근성 또한 크게 향상될 것"이라 말했다.
SK증권은 현재 실적 반등에 목말라있다.
SK증권은 지난해 832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 흑자전환하긴 했으나 26억 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 놓인 SK증권이 향후 조기 수익원으로 점찍을만큼 인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는 전세계 인구 1위에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안정적인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견해에 따르면 올해 경제 규모가 일본을 넘어 세계 3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펴면서 외국인 자금을 빠르게 유치하는 가운데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산층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제도권 금융 포섭 비율도 낮아 국내 금융사들에겐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김근호 신한은행 인도본부장은 "14억 인구에서 중산층이 1%포인트씩만 늘어난다고 해도 1400만 명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금융사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굉장한 시장"이라 말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 인도를 주목하는 건 SK증권만은 아니다.
인도 현지 업계에 따르면 약 1년 전에 NH투자증권도 인도에서 시장조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신한투자증권도 인도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인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물론 소형사인 SK증권 모두 인도의 잠재성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 미래에셋증권 인도 본사 내부 모습.
현재 인도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뿐인데 향후 국내 증권사들의 진출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인도 시장에 오래 전에 진출한 뒤 본격적인 현지 증권사로 거듭났다.
지난해 말 현지 증권사인 쉐어칸을 인수한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리테일(개인금융) 기준 현지 10위권 증권사로 올라섰다.
새단장을 마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인사교체도 단행했다.
약 10년 동안 미래에셋증권의 성공적인 현지 안착을 이끈 유지상 법인장이 인도네시아 법인장으로 옮겨갔으며 후임으로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강문경 법인장이 왔다.
매니쉬 제인 인도 미래에셋증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앞으로 온라인은 미래에셋, 오프라인은 쉐어칸의 쌍두 체제로 시너지 효과를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