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그룹이 계열사의 기업금융(IB) 역량을 국내 자본시장 중심지에 집결시키면서 우리투자증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그룹 핵심전략인 ‘기업금융명가 재건’의 중심에,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내세웠다는 평가다.
▲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우리금융그룹의 '기업금융명가 재건' 목표에 핵심 역할을 맡는다. <우리투자증권> |
4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IB 관련 계열사들의 ‘여의도 집결’에 따라 IB 경쟁력이 한 층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IB그룹은 1일 여의도 파크원 타워로 이전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PE자산운용에 더해 우리은행 IB그룹까지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여의도는 국내 금융 중심지인데다 증권사들이 모여 있어 정보 교류와 네트워크 활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그룹의 IB조직이 모이는 만큼 사업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PE자산운용, 우리은행까지 이들은 모두 우리금융 계열사인 만큼 꼭 ‘같은 곳’에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이 이들을 여의도에 모은 것은 우리투자증권이라는 무기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는 우리은행이다. 그러나 은행의 사업구조에서는 IB 사업 이익보다 이자이익의 비중이 훨씬 크다.
2024년 우리은행의 수익을 살펴보면 전체 순영업수익 8조6370억 원 가운데 7조5660억 원은 이자이익이다. IB 수수료이익이 포함되는 비이자이익은 1조710억 원으로 전체의 12.4%에 그친다.
우리금융 계열사 가운데 자본력 측면에서는 우리은행의 역할이 가장 크지만 IB 사업 전문성을 고려하면 IB 사업을 본업으로 하는 증권사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금융이 여의도에 마련한 그룹 IB 거점의 중심은 사실상 우리투자증권이 맡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우리투자증권이 우리금융그룹의 IB 경쟁력 핵심을 담당하는 셈이다.
▲ 우리투자증권이 2024년 8월 출범했다. <우리금융그룹> |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사장의 역할도 한 층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성장을 넘어 그룹 전체의 IB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남 사장의 실력 발휘가 기대되는 상황인 것이다.
남 사장은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를 출범으로부터 5년 이내 3조 원, 10년 이내 5조 원까지 키운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IB 영업을 강화해 ‘초대형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8월 공식 출범 당시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1조2천억 원이다.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60개 증권사 가운데 18위 수준이다.
우리금융이 남 사장에 거는 기대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 사장은 투자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런던법인장과 고유자산운용본부장, 대체투자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이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쳐 2023년 3월 우리자산운용 대표로 영입됐다.
2024년 1월 우리자산운용이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 합병한 뒤에도 대표직을 이어가다 그해 3월 우리종합금융 대표로 자리 옮겼다. 이후 우리종합금융이 포스증권과 합쳐져 출범한 우리투자증권 대표에 올랐다.
남 사장은 우리투자증권 출범식에서 “기업과 개인 대상 종합 금융서비스 체계를 갖춘 초대형IB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과 기업금융이 강한 국내 선도 증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점에서 계열사들의 IB 역량 강화는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금융도 이자수익 집중도를 낮추기 위해 점차 비이자수익 비중을 늘려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다.
계열사들의 IB 수익 확대는 곧 그룹의 비이자이익 확대로 이어진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우리투자증권의 성장에 큰 관심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2024년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식에서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