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몽령'이라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헌재는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번 결정이 대한민국이 '정상국가'로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4일 오전 11시22분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읽었다. 파면의 효력은 즉시 발생해 이 시각에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직위를 잃었다.
이날 헌재 결정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8명 재판관 전원일치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는 지점이다. 국회 쪽 탄핵소추단에 쟁점으로 삼은 5가지 항목에 대해 반대 또는 보충 의견을 남긴 재판관은 한 사람도 없었다. 사안의 중대성을 다루는 대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른바 보수 쪽 재판관 3명이 절차적 쟁점에서 '보충의견'을 덧붙였을 뿐이다.
정형식 재판관은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돼야 한다는 법정의견의 결론에 동의하면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경우 다른 회기 중에도 다시 발의하는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입법할 필요가 있음을 밝힌다"고 했다.
특히 헌재는 탄핵소추 사유 5가지를 둘러싼 본안 판단에서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단호함'을 보였다.
헌재는 이날 △12·3 비상계엄 선포가 적법했는지 △국회와 정당의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이 헌법에 부합하는지 △국회에 계엄군과 경찰을 투입한 행위가 적법했는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한 것이 적법한지 △사법부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 지시가 있었는지 등 5가지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하나하나씩 설파해 나갔다.
헌재는 핵심 쟁점이라 할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 여부를 두고 "피청구인(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고 국회·사법부에 군·경을 투입해 헌정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비상계엄은 현실적으로 극도의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제한적으로 행사할 수 있으며 예방적·정치적 목적의 계엄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비상계엄이 야당의 폭거를 국민에게 알리고 경각심을 주기 위한 이른바 '계몽령'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기각한 것이다.
'정치적 갈등'이 아무리 격화돼도 계엄 선포 같은 국가긴급권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라고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이는 향후 제2의 비상계엄 사태를 막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우리 사회가 '정상과 일상'을 다시 되찾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상 국가'로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헌재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으로 강성 보수층도 이에 불복하기 쉽지 않게 됐다.
실제 이날 헌재 결정이 나오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모여 있던 보수 집회에서는 "전원일치 결정이냐"고 되물으며 당황해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헌재 결정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 통합'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놓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저 자신을 포함한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할 일"이라며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국민과 함께 대통합의 정신으로 무너진 민생, 평화, 경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입장문을 통해 "우리 사회는 또 한 번의 큰 고비를 맞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나 극단적 행동이 있어선 안 된다"며 "분열과 갈등을 멈추고 공동체 회복의 길로 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 대통령과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