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에너지 비용 및 전기요금 인하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최근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이 이와 충돌하며 물가 상승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에너지 생산 확대를 통한 물가상승 억제 정책과 충돌하며 뚜렷한 모순점을 나타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화석연료 기업들도 추가 비용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진 만큼 에너지 생산 원가 상승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8개월 뒤 에너지 단가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며 “그러나 전망이 불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규모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뒤흔들고 미국 기업들도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요한 장비와 소재 등을 수입할 때 관세 부담이 불가피해져 산업 전반의 발전이 한계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트럼프 정부 출범에 수혜가 예상됐던 화석연료 업체들마저 관세 정책을 반기지 않고 있다며 이는 에너지 정책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고 바라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이 미국의 전기요금 및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하며 관련 정책을 대폭 손보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 문제로 빠르게 위축됐던 화석연료 채굴을 대폭 늘리겠다는 ‘드릴 베이비 드릴’ 정책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철강 관세가 이미 화석연료 업체에 필수적인 배관 설비의 구축 비용을 높인 데 이어 다른 장비와 소재 등의 가격 인상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욕타임스는 신규 투자를 시작한 뒤 설비 운영을 시작하기까지 수 년이 필요한 화석연료 업계 특성상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투자 위축에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 놓인 세계 각국이 미국에 무역보복 조치를 단행하며 미국의 에너지 수출이 어려워질 공산이 충분하다는 우려도 제시됐다.
▲ 미국 아마존이 투자해 운영되는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 참고용 사진. |
트럼프 정부는 에너지 생산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꾸준히 활성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윈드터빈은 다수의 국가에서 수입하는 수천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만큼 관세 정책에 직격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에 46%의 수입 관세가 책정된 베트남과 25%의 세율이 적용되는 멕시코, 26%의 관세가 붙는 인도와 20%가 매겨진 유럽연합 국가 등에 의존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집계 자료를 전하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필수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역시 수입에 의존이 높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특히 대부분의 배터리는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이번 상호관세 발표에 따라 총 64.5%에 이르는 세율이 책정됐다. 내년에는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다.
예일대 연구팀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전 세계 ‘무역전쟁’을 촉발해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미국에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화석연료 및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위축되면 이는 자연히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전기요금 인하 공약과 뚜렷하게 상충하며 모순점이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축소하거나 폐지될 가능성도 자리잡고 있어 에너지 비용 상승과 관련한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관세 정책이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부담을 더 키울 수밖에 없는 요소다.
자원 탐사 및 채굴업체의 한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생산 확대 공약은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 정책에 그쳤다”며 “관세 정책이 시장 불확싱성을 키우고 있어 갈수록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부정적이지만 화석연료 쪽에 수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한때 제기됐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모두에게 손해를 입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