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T가 3월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8명 가운데 4명을 교체한다.
KT 대표이사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되기 때문에 사외이사 절반을 교체하는 이번 작업은 김영섭 KT 사장의 내년 연임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로 꼽힌다.
▲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내년 연임 도전을 앞두고 사외이사진을 자신에 우호적 인사들로 채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KT >
연임에 강한 의지를 지닌 김 사장이 후임 이사들을 자신에 우호적 인사들로 채우거나, 임기를 다한 이사들 재신임을 통해 연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4일 KT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월31일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4명의 후임을 선출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사외이사는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센터장,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등 4명이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는 기존 후보들, 주주와 써치펌 등에서 추천한 후보 등으로 후보자군을 구성한 뒤 인선자문단이 1차 평가한다. 이어 100% 사외이사로 꾸려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2차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T는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찾기 위해 지난해 12월9일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공고를 냈고, 지금까지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연임을 위해 이번 사외이사 인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023년 8월 취임한 김 사장은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인력구조조정과 올해 계열사 및 부동산 매각 추진 등으로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도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시도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김 사장은 올해 사실상 임기가 끝나 뭔가 실적을 내야 하는 급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AI 사업 제휴를 맺은 것으로는 당장 실적이 안 나오니, 단기성과를 위해 인건비 절감과 자산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T 복수노조인 ‘새노조’는 지난 12월 KT가 사외이사 선임 공고를 낸 후 성명을 통해 “이번 새로 선임되는 4명의 사외이사는 내년 김 사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김 사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사회를 구성해 ‘셀프 연임’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사외이사 인선자문단 명단이 비공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KT 김 사장 측이 자문단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인선자문단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앞서 사외이사 후보군을 1차적으로 걸러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외이사 후보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