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올해 상반기 18A(1.8나노급) 공정 ‘테이프 아웃’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에서 제조로 전환을 나타내는 용어로, 실제 공장이 가동될 준비가 됐음을 의미한다.
인텔은 하반기 18A 공정으로 제작하는 PC·노트북용 프로세서 ‘펜서레이크’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가 올해 상반기 18A(1.8나노급) 첨단 공정 테이프아웃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인텔 파운드리 홍보 이미지. <인텔> |
TSMC에 밀리며 매출 점유율 격차가 55%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인텔의 추격에 첨단 공정 기술력 확보가 시급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가 경쟁사인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보다 빠른 올해 상반기 18A 공정 테이프아웃에 들어간다.
TSMC는 올해 말 2나노 N2 공정 시험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올해 SF2 공정 양산 목표를 제시했지만, 구체적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인텔 파운드리는 18A 공정의 성공에 사업부 미래를 걸고 있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 130억 달러(약 18조5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파운드리 산업을 키우고자 TSMC를 압박하며 인텔 파운드리 살리기에 나섰지만, 최근까지도 사업부 분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인텔은 18A 공정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조셉 보네티 인텔 수석 엔지니어링 관리자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텔이 향후 몇 년 안에 공정 기술 선두를 되찾고 팹리스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며 “첨단 공정에서 뒤처진다는 보도와는 달리 18A 공정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18A 공정에 ‘리본펫’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전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누설 전류를 줄이는 기술로, 성능과 전력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인텔은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PC·노트북용 프로세서인 ‘펜서레이크’ 제작에 18A 공정을 활용한다. 인텔은 18A 공정 고객사가 없는 상황에서, 펜서레이크 제작으로 기술력을 입증해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갈 길이 바빠졌다. 3나노 공정에서 TSMC에 밀린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었는데, 인텔 파운드리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9.3%로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대 이하로 떨어졌다. TSMC와 격차는 55.6%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으로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600’을 생산해, 인텔과 마찬가지로 기술력 입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은 아직 20~ 3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3나노 초기 수율보다는 높지만, 통상 수율은 60%를 넘겨야 제조단가를 낮추고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진다.
TSMC는 2나노 공정 양산이 인텔보다 늦어질 수 있지만, 이미 엔비디아, 구글, 퀄컴,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해둔 상황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올해 TSMC 첨단 칩 패키징(CoWoS-L) 용량의 70%를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몰려있다.
게다가 TSMC는 2나노 수율이 이미 60%가 넘었다고 밝혔다. 고객사를 확보한 상황에서 양산 시점이 늦어지더라도 안정적 수율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자유시보는 “인텔이 최신 반도체 공정을 완료함에 따라 2025년은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를 공고히 하고 TSMC와 삼성에 대한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