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은 기자 parkde@businesspost.co.kr2025-02-24 09: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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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MM이 재무 상황이 악화한 SK해운을 2조 원에 인수하는 것이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4일 iM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국내외 동종 기업과 비교할 때 HMM의 SK해운 인수가액 2조 원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 iM증권은 HMM이 SK해운을 인수하면 사업 다각화 효과가 예상되지만, 부채비율이 440% 넘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SK해운을 2조 원에 인수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HMM >
앞서 HMM은 SK해운의 LNG 해운 사업을 제외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1일 공시했다.
배 연구원은 "글로벌 상장 벌크, 탱커선 해운사가 EV/EBITDA 기준으로 2~6배에 거래되고 있는 것에 반해 HMM의 SK해운 인수가 2조 원은 EV/EBITDA의 11~13배로 높다"고 분석했다.
EV/EBITDA는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적정 주가를 판단하는데 사용된다.
SK해운의 2024년 9월 기준 순차입금은 5조 원, 부채비율은 443.3%로 동종 국내 해운사 HMM의 20%, 팬오션 66%, 대한해운 100%, 에이치라인해운 230%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배 연구원은 “HMM은 인수 금융 없이 현금성자산 100%만으로도 SK해운을 2조 원에 인수할 수 있을 정도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SK해운의 LNG 사업부 제외 순차입금을 3조3천억 원~3조8천억 원으로 가정할 때, 인수 후 HMM의 순현금은 4조2천억 원~4조7천억 원으로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HMM이 SK해운을 인수하면 사업 다각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해운의 주력 사업은 가스선, 탱커선, 벌크선, 벙커링(해상에서 LNG 급유) 운송사업이다. 화물 컨테이너선 해운사업이 주력인 HMM 사업 분야를 보강해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해운정보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2024년 2월 기준 SK해운이 보유한 선대는 모두 55척으로 벌크 8대, 원유/제품선 24대, LPG선 14대, 벙커링선 6대, LNG선 7대다.
LNG 해운 사업을 제외한 2024년 SK해운의 추정 매출액은 1조2천억 원~1조3천억 원, 영업이익은 2800~3200억 원, 세전영업이익(EBITDA)은 4500억~5천억 원, 순차입금은 3조3천억~3조8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