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S가 트럼프발 세계 관세전쟁 영향에 따른 해상 물동량 감소 우려에 물류 부문 수익성 악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물류 사업에서 내고 있기 때문에 관세 인상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해운 운임 하락은 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SDS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통해 물류 사업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 물류 매출에서 첼로스퀘어 기여도는 미흡하다. |
삼성SDS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인 ‘첼로스퀘어’로 물류 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해왔지만, 물류 사업 전체 매출에서 첼로스퀘어의 기여도는 아직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관련 업계와 증권가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글로벌 해운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난해 하반기 관세가 조금 높아질 국면이어서 밀어내기 수출 물량으로 물동량이 늘어났으나, 올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으로 물동량이 줄어들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방위 무역 전쟁이 발발한다면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물동량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관세 정책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적 관세정책에 물동량 감소세와 운임 하락은 벌써 시작됐다.
글로벌 해상운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4일 기준 1758.82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37.83포인트 떨어졌다.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해상 물동량 감소는 해상 운임 하락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운임이 떨어지면 해상에서 항공 운송으로 전환되는 운송 물량도 감소해 항공 운임도 하락세를 불러올 수 가능성도 나온다.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은 삼성SDS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삼성SDS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힘을 싣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물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기준 54%로 절반 이상이다.
특히 삼성SDS의 물류사업은 그룹의 물류대행 업무를 진행하는 만큼, 발생하는 이익 전부가 아닌 중간 마진만을 이익으로 얻는 구조라서 영업이익률은 더 낮다.
물류 사업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3.3%로 전분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적도 있지만 2분기에 1.3%로 다시 떨어졌고, 4분기엔 1.5%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이 이어지자 물류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2.3%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 전체 매출도 4.5% 감소했다.
삼성SDS는 첼로스퀘어를 통해 물류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혀왔다.
첼로스퀘어는 해외 수출입 때 견적과 계약, 운송, 트래킹, 정산 등 믈류의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으로, 2021년 회사가 처음 선보였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은 지난해 5월 열린 ‘첼로스퀘어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올해 첼로스웨어 매출 목표로 잡은 1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첼로스퀘어를 통한 물류 사업 수익성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지난해 첼로스퀘어 매출은 당초 목표로 잡은 1조 원에 크게 못 미치는 3060억 원에 그쳤다.
전체 물류 사업 매출에서 첼로스퀘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기준 15.2% 수준에 그쳤다.
회사 관계자는 “물류 사업 수익성을 위해서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중심으로 대외사업을 지속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IT 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첼로스퀘어 사업을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