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조선주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 수혜를 업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조선업황 ‘슈퍼 사이클’ 기대로 주가가 오를 대로 올랐지만 ‘트럼프발’ 훈풍이 다시 불을 지피면서 상승랠리가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 순자산이 6천억 원을 넘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
이에 국내 조선주들을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자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슷해 보이는 조선주 ETF 상품들도 포트폴리오와 보수, 운용방식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는 만큼 이를 잘 살펴보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대표 조선주들로 구성된 지수를 따르는 주요 ETF 상품들은 연초 20%대 안팎의 가파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한 달 반 남짓 동안 28.5% 올랐다. 이 ETF는 지난해 1년 동안 61.5% 수익률을 보였는데 올해도 조선 테마 ETF 가운데 수익률 1등을 달리고 있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이날 기준 한화오션을 33.26%로 가장 많이 담고 삼성중공업(16.18%), HD한국조선해양(15.09%), HD현대중공업(9.95%), 한화엔진(5.98%), HD현대미포(5.82%) 등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종 ‘탑3’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에프앤가이드 조선TOP3 플러스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다.
패시브 ETF는 기초지수를 최대한 따라가면서 시장 평균과 비슷한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설계된 상품이다.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펀드매니저가 운용에 적극 개입하는 액티브 ETF와 비교해 보수가 낮고 예측가능성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국내에 상장된 조선 테마 ETF 가운데 순자산 규모도 가장 크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현재 순자산총액이 6696억 원이다. 순자산 규모로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조선TOP10’(1955억 원)과 격차가 크게 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조선TOP10은 ‘조선’ 이름을 달고 상장된 국내 ETF 가운데 총보수가 가장 낮다.
TIGER 조선TOP10은 총보수가 연 0.35%다. 같은 패시브 ETF인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조선해운’은 총보수가 연 0.45%로 0.10%포인트 더 높다.
TIGER 조선TOP10은 ‘iSelect 조선TOP10 지수’를 기초지수로 따른다. 한화오션(29.71%), HD현대중공업(25.18%), HD한국조선해양(19.10%), 삼성중공업(13.92%)을 10% 넘게 담고 있다.
TIGER 조선TOP10은 올해 들어 25% 올라 수익률에서도 신한자산운용 SOL 조선TOP플러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 NH아문디자산운용은 18일 'HANARO Fn조선해운' ETF 최근 1년 수익률이 90%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 NH아문디자산운용 >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조선해운’은 2022년 9월 국내에서 제일 먼저 상장한 조선주 ETF다.
이 ETF는 에프앤가이드 조선해운지수를 기초지수로 따르며 한화오션(23.19%), HD현대중공업(16.11%), 삼성중공업(13.38%), HD한국조선해양(12.84%), HMM(11.57%) 등을 주로 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는 유일한 액티브 ETF상품이다. 에프앤가이드 K-친환경선박지수를 비교지수로 추종한다.
총보수는 연 0.50%로 패시브 상품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 반면 포트폴리오 투자종목은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SK오션플랜트, KSS해운, 롯데정밀화학, 에쓰오일, GS, SK까지 앞서 언급한 3개 ETF들보다 다양하다.
HANARO Fn조선해운과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19.3%, 19.6%로 20%에 가깝다.
국내 조선주 주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HD현대중공업 주가는 올해 1월 초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30만 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미국 상원에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이 발의되자 12일(35만5천 원)과 13일(37만1500원) 연달아 장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의 이번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은 자국 해군함정을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3만 원 후반대를 보이던 주가가 현재 7만 원 후반대로 2배(108.5%) 넘게 뛰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조선해양 등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 뒤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 등이 나타나면서 최근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도 대형 조선주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조선주를 향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관세전쟁 우려 속에서 무관세 품목인 조선업종이 부각되는 데다 미국과 한국의 조선업 관련 협업 기대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국발 수주 확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루이지애나 커먼웰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가 등을 승인하면서 선박 18척이 발주시장 후보군에 들어왔다”며 “미국의 지연된 프로젝트들과 앞으로 5년 동안 필요한 대형 LNG선박이 300척을 웃도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조선업 수주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