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이 창립 이후 공동 경영체제를 이어온 만큼 올해 오너 2세인 조규석 사장(왼쪽)과 최지현 사장(오른쪽)이 공동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삼진제약 오너 2세인 최지현 사장과 조규석 사장이 삼진제약 공동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진제약에 42년간 몸담은 최용주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창업주 세대처럼 공동 경영 체제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삼진제약에 따르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용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지만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최 대표는 1982년 삼진제약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삼진맨’으로 42년여 만에, 2019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로는 5년여 만인 올해 3월 대표이사 임기를 마치게 된다.
최 대표의 재직 기간과 삼진제약의 평균임금 약 8천만 원 등을 고려하면 퇴직금은 약 40억 원 내외로 추산된다. 앞서 18년여 동안 대표이사를 지낸 전문경영인인 이성우 전 삼진제약 대표도 퇴직금으로 약 96억 원을 수령했다. 창업주인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은 퇴직금으로 각각 221억 원가량을 받았다.
최 대표가 물러나면서 삼진제약은 오너 2세 체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진제약 이사회 구성을 살펴보면 창업주인 조의환 회장의 장남인 조규석 사장과 조규형 부사장, 창업주 최승주 회장의 장녀인 최지현 사장과 차녀인 최지선 전무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 사외이사 3명이 삼진제약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사회는 최고의사결정 기관인데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모두 오너2세들로 채워짐에 따라 사실상 세대교체 작업을 마무리한 셈이다. 특히 조규석 사장과 최지현 사장이 그동안 삼진제약 임원 인사에서 나란히 승진을 해왔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창업주 세대처럼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꾸릴 가능성이 나온다.
1968년 설립된 삼진제약은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함께 창업해 2021년까지 공동 대표이사로 삼진제약 경영을 이끌어 왔다.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을 당시 조규석 전무와 최지현 전무가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2023년에는 두 사람 모두 삼진제약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재 조의환 회장의 장남인 조규석 사장이 경영관리와 생산을 총괄하고 있으며, 최승주 회장의 장녀인 최지현 사장은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2024년 두 사람이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공동 경영체제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 삼진제약(사진)이 올해 오너 2세들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면 사실상 세대교체 작업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안다.
만약 올해 최지현 사장과 조규석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에 오른다면 삼진제약의 세대교체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셈이다.
다만 공동 경영체제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창업주들 사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2세 또는 3세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도 고(故) 장병희 명예회장과 최기호 명예회장이 1949년 함께 영풍그룹을 설립했다. 물론 사업이 커감에 따라 장씨 가문은 석포제련소를, 최씨 가문이 은산제련소를 맡으며 사업 영역을 구분했지만 그룹 회장은 번갈아가며 맡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의 5대 5 지분구조가 깨지면서 결국 2024년 75년째 이어오던 공동경영 체제도 막을 내렸다. 현재는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두 가문이 갈등을 벌이고 있다.
삼진제약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삼진제약의 오너 일가 지분율을 살펴보면 조 회장 일가는 12.85%, 최 회장 일가는 9.90%를 보유하고 있어 양측 지분율 차이는 약 3%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물론 2022년 하나제약이 삼진제약 지분 13.0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2024년 하나제약이 다시 삼진제약 지분을 매각하며 경영권 분쟁설은 일축됐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