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완석 HJ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도시정비사업과 공공공사를 통해 돋보이는 수주성과를 거뒀다.
취임 첫해부터 수주곳간 확대에 성공한 김 사장은 올해 건설업계 불황기 속에서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는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 김완석 HJ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든든한 수주잔고와 함께 수익성 챙기기 과제를 짊어지고 2년차를 맞이한다. |
8일 HJ중공업에 따르면 김완석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 아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필두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종전의 가로구역(도로 및 시설로 둘러싸인 지역)을 유지하면서 기반시설 추가 부담 없이 노후 주거지를 소규모로 정비하는 사업이다.
대형건설사들이 서울·수도권뿐 아니라 광역시를 중심으로 한 지방에서도 재개발·재건축 수주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중견건설사로서 꾸준한 일감이 될 수 있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집중한 것이다.
과거 2021년 부동산 호황기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대형사들이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눈독을 들이기도 했다. 이에 HJ중공업은 부산에서 입지를 구축하며 수주를 이어갔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지난해 HJ중공업이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규모를 3년 연속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HJ중공업의 연간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규모는 2021년 4천억 원, 2022년 5천억 원, 2023년 6500억 원에서 지난해 8천억 원까지 매년 20%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HJ중공업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보면 전체 7건 가운데 괴정2구역, 당리1구역, 괴정3구역, 당리2구역 등 4건이 부산에서 따낸 가로주택정비사업이다.
HJ중공업은 여기에 부천 신한일아파트와 남양주 호평동 남양아파트 등 수도권에서도 2건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더했다. 부산에서는 해운대 대림비치아파트 소규모 재건축사업으로 추가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HJ중공업의 기존 강점인 공공공사에서도 한층 더 두각을 나타냈다.
HJ중공업 지난해 공공공사 분야에서 1조3천억 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자체적으로는 2023년 수주금액 7천억 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공공건설 시장 입지를 보면 지난해 수주성과는 더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HJ중공업은 지난해 건설업계 공공공사 수주 3위에 올랐는데 이는 2020년 이후 최고 순위다.
HJ중공업의 공공건설 시장 수주 순위 보면 2020년 3위, 2021년 5위, 2022년과 2023년 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공공사 수주를 자세히 보면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대형사를 제치고 대표사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공사를 따냈고 김 사장의 전문분야인 토목공사에서도 GTX-B노선 3-2공구, 필리핀 세부 신항만 건설공사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수주곳간에 더했다.
HJ중공업은 도시정비사업과 공공공사에 기타 민간·해외공사(8400억 원)를 합쳐 지난해 신규수주 2조9400억 원을 달성했다. 2023년 신규수주 1조5천억 원에서 대폭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HJ중공업 건설부문 수주 호조는 김 사장이 기대 속에 취임한 첫해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J중공업은 김 사장 선임 때 “36년 동안 현장과 경영에 이르기까지 건설 모든 분야에 몸담은 대표적 건설전문가로 특별히 토목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엔지니어이자 ‘영업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수주 호조를 기반으로 김 사장 체제에서 HJ중공업 건설부문의 수주잔고는 대폭 증가했다.
HJ중공업의 건설부문 수주잔고는 2023년 말 5조539억 원에서 6조5050억 원으로 1조5천억 원 가까이 뛰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늘어난 수주잔고가 2천억 원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은 취임 첫 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 HJ중공업이 대표사로 수주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공사 조감도. < HJ중공업 > |
올해 김 사장은 매출 기준으로 4.5년치 이상의 풍부한 수주잔고를 토대로 수익성을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HJ중공업은 건설부문에서 지난해 수주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적에서는 업계에 닥친 불황의 한파를 고스란히 맞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HJ중공업 건설부문은 동부건설 컨소시엄 인수 및 옛 한진중공업에서 사명 변경 이후 새출발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HJ중공업 건설부문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은 389억 원이다.
영업이익 흐름을 봐도 2022년 625억 원, 2023년 187억 원에 이어 내리막길을 피하지 못했다. 공사 원가가 급등한 데 따른 영향이 실적에도 자연스레 나타났다.
김 사장으로서는 취임 뒤 한 해 동안 외형성장을 위한 준비에서는 순조롭게 가시적 성과를 낸 반면 수익성 확보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김 사장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과거 수주했던 물량의 공사비를 증액하는 데 힘쓰면서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될 새 공사현장의 원가를 관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2020년과 비교해 30%가량 뛴 공사비에 당장 대응할 방법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은 건설사가 주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해법으로 여겨진다.
HJ중공업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2천억 원가량의 공사비 증액 계약을 이끌어낸 것으로 파악된다.
또 김 사장은 공공공사에서도 원가 상승을 반영해 계약을 고쳐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지난해 7건의 공공공사 공사비 증액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변경계약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골조 및 마감공사(서편)’는 계약금액이 연간 매출의 20%가 넘는 대형공사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변경계약을 맺은 건 가운데 연간 매출의 10%에 가까운 공사도 2건이 된다.
여기에 해외 공사에서 필리핀 공공사업도로성과 맺었던 ‘팜팡가지역 통합재난위험감축 및 기후변화적응사업’도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 계약을 맺었다.
김 사장은 1961년생으로 배재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동부건설에 입사했다.
김 사장은 동부건설 토목사업부에서 여러 경험과 전문성을 쌓은 뒤 2021년 동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3월 HJ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도 수주 건들이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도 적극적 수주 확대와 동시에 내실경영을 추진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