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SMIC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중국 정부 지원과 강력한 내수 수요, 기술인력 기반에 힘입어 TSMC를 따라잡을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SMIC 반도체 생산공장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SMIC가 중장기 관점에서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투자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SMIC가 중국의 강력한 내수 수요와 기술인력 기반, 정부 지원을 받는 대규모 설비 투자에 힘입어 ‘물량 공세’ 전략을 지속하며 뚜렷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투자기관 APS에셋매니지먼트의 웡콕호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SMIC 반도체 사업에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SMIC의 시가총액은 현재 TSMC와 매우 큰 격차를 보인다”며 “그러나 여러 강점을 고려한다면 대등한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전했다.
대만 증시에서 TSMC 시총은 현재 8588억 달러(약 1246조8천억 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1조 달러 안팎에 이른다.
SMIC 기업가치가 현재 500억 달러(약 72조6천억 원) 수준에 그치는 것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하지만 웡 CIO는 SMIC가 점차 TSMC와 격차를 따라잡을 만한 여러 근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반도체 제조업은 결국 투자 경쟁”이라며 SMIC가 중국 정부 지원을 받아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중국에서 매년 500만 명에 이르는 대학 졸업자가 나오는 만큼 반도체 분야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술인력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지점으로 꼽혔다.
웡 CIO는 중국 내수시장의 강력한 수요도 SMIC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IC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반도체 규제 영향으로 SMIC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 등을 사들이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분명한 단점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웡 CIO는 중국에서 단 한 기업이라도 이를 대체할 만한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SMIC의 성장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SMIC를 향한 긍정적 전망을 중장기 관점에서 제시한 것이라는 단서를 덧붙였다. TSMC를 따라잡기까지는 여전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IT전문지 WCCF테크는 “SMIC는 최소 2026년까지 7나노보다 앞선 미세공정 기술을 상용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의 꾸준한 기술 발전 시도는 이를 극복할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