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화웨이 신형 프로세서에 적용된 7나노 미세공정 기반 프로세서 사양이 지난해 출시한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 메이트70RS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가 새 스마트폰 ‘메이트70’ 시리즈에 적용한 7나노 자체 개발 프로세서의 성능 개선폭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지 않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반도체 기술 규제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12일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 분석을 인용해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에 탑재된 고사양 프로세서는 기존 제품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도했다.
테크인사이츠는 화웨이가 최근 중국 시장에 출시한 메이트70프로 플러스 모델을 확보해 분해한 뒤 이러한 조사 결과를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선보인 메이트60 시리즈에 처음으로 자체 개발하고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제조한 7나노 프로세서를 적용하며 반도체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SMIC의 7나노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막으려 다양한 규제 조치를 적용했는데 이를 정면돌파한 셈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메이트70 시리즈에는 처음으로 5나노 프로세서를 활용하며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다시금 극복하는 성과를 낼 가능성이 거론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출시된 제품을 보면 약 1년 동안 기술 발전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 강화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TSMC를 비롯한 경쟁사에 여전히 5년 이상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이트70 시리즈에 적용된 화웨이 ‘기린9020’ 프로세서는 SMIC 7나노+2 미세공정을 활용해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출시된 7나노 프로세서와 비교해 성능 개선을 위한 설계 구조 변화가 적용됐고 반도체 크기도 약 1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테크인사이츠는 화웨이의 최신 프로세서도 5년 전 TSMC에서 제조한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뒤떨어지는 수준으로 보인다며 전력 효율과 성능, 생산수율 등이 모두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기업을 겨냥한 미국의 반도체 기술 규제가 분명한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화웨이의 꾸준한 기술 발전 노력이 이제는 걸림돌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며 “2026년까지 7나노 공정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